[박혜원의 북칼럼] 이토록 부끄러운 시대, 윤동주의 인생을 읽는다는 것.

한 평생,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해왔던 시인 윤동주의 삶을 읽다.

‘시인 동주’ 라는 책은 안소영의 장편소설로 2015년 출판되었다. 현재, 개인의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사회에 윤동주의 인생에 대해서 읽는다는 것, ‘이토록 염치없는 시대, 윤동주를 다시 읽는다는 것.’ (안도현 시인의 총평 인용)은 우리에게 스스로를 반성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1938년부터,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을 거둔 1945년, 치열했던 7년 동안의 윤동주의 삶을 그려냈다. 총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윤동주의 일생을 그의 시구절을 인용하여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 윤동주의 삶에 대한 심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데 기여한다. 1부 '나의 길 새로운 길'은 윤동주의 '길'을, 2부의 제목인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은 윤동주의 참회록이 떠오르게 한다. 3부는 ‘시인이라는 슬픈 천명을 알면서도’ 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이는 ‘쉽게 씌어진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기도 한데, 윤동주 자신의 참회와 함께 이 시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남기는 여운은 배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3부의 시작은 도쿄로 유학을 떠난 동주가 친구 ‘처중’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하며, 이 편지에서 '쉽게 씌어진 시'를 더욱 더 쉽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윤동주의 편지에서 '육첩방'이라는 단어와 자신의 유학 생활에 대한 언급이 자주 있다. 이는 실제로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에서도 많이 언급 되는 시어 중 하나이다. '육첩방'이라는 단어를 볼 때 마다 "창 밖에 밤 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의 구절을 저절로 연상할 수 있었다.

 

평소에 시인 윤동주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독자들이라면 더 쉽게 이 책에 접근할 수 있다. 단지 시인 윤동주의 일생만을 그려낸 책이 아닌, 윤동주가 시를 쓰면서, 번뇌하고 고뇌하는 장면과 함께 윤동주의 시를 수록해두었기 때문에, 윤동주의 시를 보는 것과 윤동주의 삶이라는 두 가지의 요소의 결합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어두운 시대 상황에서 자신의 사촌인 송몽규처럼 총을 들고 독립전쟁을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펜으로 자시만의 독립운동을 전개해 나간 시인 윤동주. 그는 스스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했다. 윤동주의 일생은 끊임없는 참회였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의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자신의 반성이 극도로 부족한 이 시대, 시인 윤동주의 삶은 이기주의에 물들어있는 우리가 스스로를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참회록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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