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서의 알쓸신잡 건축칼럼] 건축과 인문학

많은 사람들이 건축은 수학과 과학에만 몰두해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축과  인문학의 연관성은 수학과 과학만큼이나 깊다. 몇가지 관점에서 예를 들어보자.

첫번째로 사회문화적 관점이다. 우리는 동물의 서식지를 보고 보통 사회 문화현상이 아닌 자연현상이라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사람이 집을 짓고 사는것은 인간의 가치관이 개입된 명백한 사회문화 현상이라고 말한다.

둘다 같은 주거의 개념인데 뭐가 다르냐면 바로 인간의 가치관의 개입이다. 건축은 단지 자연환경에 정착하는 동물의 서식지와는 달리 인간이 디자인하고 지은 주택에서 주거하는 인간의 가치가 개입된 사회문화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집은 어느 나라에서나 짓는다는 점에서 건축의 보편성을 엿볼 수 있고, 기후와 자연환경마다 집의 설계와 위치는 달라지기 마련인데 여기서 문화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서 건축은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문화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로 건축을 철학적 관점으로 해석해보자. 철학은 건축을 과연 예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건물의 예술성을 중시하는 건축의 본질주의와 건물의 기능을 중요시하는 건축 기능주의로 나뉜다. 건축은 윤리적 관점에서 건축가의 철학적 의도와 양심을 포함하고 있다. 건축가의 의도에 따라 건축 본질주의로 하나의 예술작품을 위해 지을 수 도 있고 건축 기능주의로 병원같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물을 설계할 수 도 있다. 건축가의 양심에 따라 건축가가 설계를 진행하며 하자가 있음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시공단계까지 계속 진행한다면 이 건축가는 안전이라는 소재를 두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예술성을 추구하는 건축은 또 철학의 한 부분인 종교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고 받기도 했다. 서양건축물들의 건축발전은 교회나 성당을 시작점으로 여기서 로마네스크, 고딕양식같은 건축양식이 자라났다.

 

세번째로 건축은 역사적 관점을 띄고 있는 사학적 관점에서 엿볼 수 있다. 건축의 역사를 담은 건축사는 건축의 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역사학의 한 분야이기도 하다. 인류가 구석기시대의 동굴과 막집생활때부터 지금의 고층건물로 발전할때까지는 70만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동굴에서 움집 막집으로 진흙벽돌의 집과 나무로 집을 짓던 인류가 지금의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쓰기까지의 역사가 담겨져 있는 활동이다. 또, 사학적 관점에서 선조들의 건축물은 문화유산 그 자체이자 그들의 생활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지금까지 건축과 인문학의 연관성에 대해서 기사를 써봤는데,  나는 2번째 철학적 관점에서 건축이 예술성을 중요시 하는 건축 본질주의인지 기능을 중요시하는 건축 기능주의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독자들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이 기사를 통해서 많은 분야와 건축이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고, 건축이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수학, 과학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도 중요시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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