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의 사회 칼럼] 칸트와 베카리아의 사형제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다룰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사형제는 예전부터 오랫동안 찬반 논란이 계속되었던 문제이다. 현재는 사형제가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인데, 유럽연합의 가입 조건 중 하나가 사형제 폐지라는 것을 보면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식상으로만 사형제가 존재할 뿐, 실질적으로는 사형제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현 사회에서는 사형제에 대한 갈등을 겪고 있는데 과거의 사람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탈리아의 법학자인 체사레 베카리아와 순수이성비판으로 유명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주장을 들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베카리아는 사형제 반대, 칸트는 사형제를 찬성한다. 칸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테지만 베카리아의 이름은 생소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베카리아는 이탈리아의 법학자로 '범죄와 형벌'이라는 세계 형법에 대해 영향을 준 책을 쓴 사람이다. 베카리아는 사람 자신의 생명은 그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고 그러므로 사형제는 성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공리주의라는 것을 아는가? 공리주의는 쉽게 말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사상인데 베카리아가 이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베카리아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요시하며 형벌의 강도가 아니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사형제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것에 부적합하므로 종신형이 더 적합하다고 말한다.
이와 반대로 칸트는 형벌은 사회의 이익이 아닌 범죄자가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벌로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트는 결과보다 과정, 동기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범죄자가 사람을 1명을 죽였든 3명을 죽였든 그 사람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렇게 사형제에 대해 토론할 때에는 윤리를 중요시하느냐 공동체를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찬반이 나뉜다. 베카리아의 입장일까? 칸트의 입장일까? 우리도 한 번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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