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의 교육 칼럼] 영어 교육, 조기 교육?!?

"한국에서만 잘 살면 되지 영어를 왜 배워?"라는 말이 무색해질만큼 영어는 대한민국 교육열의 중심이 되었다. 특히 많은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의 영어를 빨리 배울수록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조기 영어교육 열풍'을 일으켰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에 따르면 영유아기 영어교육 시작 비율이 78.5%에 이르고, 유치원생 자녀를 둔 우리나라 부모들의 71.9%가 조기영어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영어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어유치원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더욱 질 좋은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기교육 시설같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가지 허점이 있다. 

 

첫 번째로, 우리는 영어 조기교육이 영어를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믿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 "어디까지나 한국은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다.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이가 영어유치원에서 2년간 받은 수업 수준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수개월이면 다 배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입장은 조기교육이 아이들의 습득수준을 높여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어로도 생각을 표현하기 벅찬 5~7살의 아이들이 영어로까지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면 오히려 창의력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두 번째로, 형평성 문제가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분석한 결과 영어유치원의 월 평균 수업료는 94만 3천원이며 급식비, 차량비 등 기타비용을 포함하면 월 평균 103만 24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에 약 1200만원으로 웬만한 대학의 등록비보다 비싸다. 중소계층이 유치원 등록비로서 지불하기에는 부담이 큰 비용이다. 따라서 영어유치원은 기득권층의 전유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영어 유치원은 영어로만 말을 해야 선생님이 알아들을 수 있다. 수업시간뿐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영어로만 소통을 해야 하는데 아이에게 그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 물론 이에 적응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생기게 된다. 영어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기 위해 보냈던 영어 유치원에서 오히려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것이다. 

 

유아기는 아직 지식을 배울 시기가 아니다. 지식을 배울 능력을 갖추어 가는 시기이다. 너무 이른 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지는 않을까.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식에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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