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시사칼럼] 저출산과 고령화

 

 

얼마 전 사촌언니랑 형부가 충청도 시댁에 제사지내러 갔었는데 사촌언니가 깜박하고 아기 기저귀를 챙겨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동네마트에 기저귀를 사러갔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서 갖다놓지 않는다.”는 점원의 말을 들었고 대형마트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사촌언니는 급하게 대형마트에 갔지만, 기저귀는 구형 모델들뿐이었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아 시골에 가봐야만 우리나라가 얼마나 저 출산 국가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가끔씩 시골에 가보면 우리나라의 저 출산과 고령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동네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계셔서 농사일을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일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은 동네가 흔하다. 저녁 때 식당이나 골목을 다녀보면 대한민국이 아니라 외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형제인 친구들보다 외동인 친구들이 더 많고 3형제인 친구는 희귀하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장소는 경로당이다. 경로당 앞을 지나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드시면서 밖에 나와 계시는데 바로 옆의 놀이터는 한산할 때가 더 많다.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워킹 맘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과 아이를 키우는데 들이는 사교육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커서 직장을 구한 뒤 출가까지 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까지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해결되어도 요즘 사람들은 자기시간이 중요하고 노후준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산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산장려금이나 보육료지원 같은 임시방편적인 지원보다는 워킹맘들이 마음껏 자기생활을 즐기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보육기관의 보육시간 확대와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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