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연의 시사상식 칼럼] 다뉴브 강의 눈물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추돌사고의 진실과 현재의 진척은?

 

다뉴브강

 

독일에서 시작해 흑해까지, 유럽의 동과 서를 잇는 젖줄. 바로 다뉴브 강이다. 2850km의 긴 여정이지만 그 중  단연 아름다운때는 부다페스트의 밤을 지날때이다. 황금빛 조명과 함께 은은하게 도시를 밝히는 이 강은 부다페스트의 자랑이자, 세계적 명소이다.  화창함과 밝음으로 가득한 5월 후반. 다브뉴강엔 설렘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가던 사람들이 있었다.

행복감으로 가득찬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 배는 7초만에 가라앉고 만다.

 

때는 5월 29일, '참 좋은 여행사'를 따라 여행을 간 한국인 33명은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하였지만 오후 9시경 바이킹 시긴호에 의해 침몰 당하고 만다.  바이킹 시긴호는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한 직후 후진 하였다가 사고지점으로 다시 온 후 그냥 항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뺑소니를 했다는 것이다.

허블레아니 호의 최대 수용 인원은 60명, 길이는 27M인 소형선이었기에 배는 7초만에 물속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짧은 탈출시간 탓에 한국인 탑승객 33명중 7명은 구조되었지만 7명은 사망, 나머지 19명은 실종상태이다.

 

사고를 일으킨 우크라이나 출신의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은 사고 직후 바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한다. 헝가리 경찰이 인적, 물적 증거를 봤을때 부주의와 태만에 의한 인명 사고 혐의가 충분히 인정 된다며 구속 영장을 신청하자, 선장 측은 범죄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반발하였다.

선장측의 변호인은 "우리 방어의 본질은 선장이 항해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라고 밝혔지만 헝가리 법원은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고 판결하여 구속 영장을 발부하였다. CCTV 영상속에서 바이킹시긴호의 동선이 분명히 드러나며 사고 당시 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킹 시긴호의 탑승자 진저 브린튼(66)은 "발코니에서 물속에 빠진 사람들이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하는것을 봤다" 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몰랐지만 동시에 물속에 사람들이 빠져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바이킹 시긴호의 승무원들이 2개의 구명 조끼를 던졌다는 것까지 보면 한국인이 빠진것을 충분히 인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바이킹 시긴호가 소속된 바이킹 크루즈 역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추돌 사고에 대해서 헝가리와 대한민국의 정부는 신속하게 대처해주었다. 침몰사고가 일어난 당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인 여행객 피해와 관련하여 정의용 국가 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구조활동에 대해 긴급 지시를 내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중심을 한 중앙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하여 현지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하라고 주문하였다고 한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구조활동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라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외교부 역시 빠른 인력 파견을 검토하였고 행정 안전부, 참 좋은 여행사는 사고자 가족과 접촉하였다. 헝가리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며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바이킹시긴호가 좁은 교각에서 추월을 시도한게 무리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는 중이다.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에선 규각 밑은 유속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어 의도치 않은 배의 회전이 나타날 수 있는데, 바이킹 시긴호 역시 교각을 지나다가 우측으로 선두를 꺾으면서 허블레아니 호의 선미와 충돌하였다.

 

현재, 다뉴브 강에선 추모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어르신들께. 포기하지 말고 올라와주세요. 우리가 고통을 통째로 삼키며 기다리겠습니다." 헝가리 주민이 쓴 편지이다. 한국인들이 쓴 추모글과 함께 헝가리 인들이 밝힌 촛불과 진심이 담긴 삐뚤빼뚤한 한국어 편지가 놓여 있다. 엉성한 태극 문양과 한국어 글씨였지만 우리와 같은 간절한 마음만은 가득하다.

헝가리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는 서로 협력하며 사고 진실 규명과 선장 처벌, 그리고 실종자 수색에 힘을 다해야 한다. 또한 유가족들을 생각하고 돌봐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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