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영의 사회 칼럼] 틀린그림찾기

다름과 틀림 그 미묘한 차이

어릴 적 틀린그림찾기라는 놀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조차도 두 그림 사이에 틀린 부분을 찾는 아주 단순한 놀이에 빠져 과연 어느 부분이 틀린 부분인지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말이다. '두 그림 사이에 틀린 곳이 5곳이 있으니 어서 찾아보라'라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답을 하곤 한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 '두 그림 중 틀린 그림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는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두 그림 중 어느 그림도 '틀린' 그림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친구가 나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너는 나랑 생각이 틀린 것 같아.” 라고 이야기를 했다. 과연 사람들이 ‘다름’과 ‘틀림’에 차이를 두지 않고 표현하는 이유는 뭘까?

과연 영어로 different와 wrong을 옳지 않게 사용하는 사람도 이렇게 많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나의 탐구는 시작되었다. 이런 의문을 갖고 생활을 하다보니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다름과 틀림 두 단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가'는 나의 최대 관심사였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단어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다.

 

 

 '다르다’의 사전적 의미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이고, ‘틀리다’의 사전적 의미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이다.

즉, 정답이 없는 모든 상황은 ‘틀리다’라는 표현이 쓰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는 ‘정답’이 있는 세상에서 살아왔고, 토론과 협상을 통해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기보다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대로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국의 CEO 존 그레이는 ‘남들이 나와 같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라.’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나와 다른 사람을 비판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이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과와 배, 흑인과 백인은 ‘틀린’ 존재가 아닌 ‘다른’ 존재임을 나의 글을 읽은 사람들이라도 인지하길. 나아가 앞으로는 틀린그림찾기가 아닌 다른그림찾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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