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기의 맛있는 IT 칼럼] #2 컴퓨터의 발전을 지켜본 마우스

군사 기밀 장치에서 모든 컴퓨터의 기본이 된 마우스.
컴퓨터의 발전을 지켜본 마우스. 그 이야기를 들여다 본다.

 

 

컴퓨터를 생각한다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멋진 케이스를 씌운 본체? 알록달록 불이 들어오는 키보드?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떠올릴 것이다. 이 두가지는 사실 컴퓨터를 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가지 중에서도 마우스는 손쉽게 컴퓨터를 하기 위해선 필수이다. 마우스가 없는 컴퓨터는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이든 없었을 때가 있었고, 무엇이든 시작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 눈 앞에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마우스도 마찬가지이다. 군사 기밀 장비로 화려하게 출발한 마우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출발하자.

 

 

마우스가 없던 시대는...

먼저 마우스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로 돌아간다. 사실 이때도 있기는 했다. 단지 민간인이 모를 뿐. 아래에서 다룰 것이니 일단은 넘기고, 없었을 때 부터 보도록 하자. 마우스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도 컴퓨터는 있었다.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이 알 MS-DOS나 IBM-DOS가 마우스 없는 컴퓨터를 위한 운영체제이다. 마우스가 없다면 어떻게 컴퓨터를 움직일까? 바로 키보드이다. 키보드를 통해 사용자가 하고 싶은 일을 일일이 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버**이라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키보드로 오버**가 설치되어 있는 곳을 입력하여 이동 후, '오버** 실행'을 입력해야 했다. 언뜻보면 쉬워보이지만 이것을 무려 영어로 적어야 한다. 벌써부터 현기증이 나기 시작한다. 당연하다 우리는 DOS를 사용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쓸 일은 거의 없을테니깐. 이렇게 불편하게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구세주 처럼 마우스가 등장하게 된다.

 

 

마우스의 화려한 시작 (1940 ~ 1960)

마우스는 사실 군사용 장비였다. '아니 지금 내 옆에 있는 것이 군사용 장비였다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실 우리 옆에 있는 것과는 다른 점이 많이 있다. 일단 지금의 마우스의 모습이 아닌, 동그란 구슬 모양이 가운데 콕 박힌 모양이었다. 이것을 세개의 손가락을 이용하여 움직여서 커서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이것의 용도는 무궁무진하였으나 주로 레이더 시스템에 사용되었다. 커서를 움직여 가르키면 무엇인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몇십년을 활용되어 오던 마우스는 특별한 사람에 의해 지금과 비슷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박스 안에 두가지 바퀴 NASA의 사랑을 받다 (1970 ~ 1980)

엥겔바트가 제작한 이 마우스는 기존의 구 형태의 마우스와 다르게 달팽이의 등껍질처럼 등에 직사각형 상자를 덮고, 아래에 바퀴 2개를 단 모습이었다. 사진처럼 2개의 바퀴를 이용하여 좌우 이동을 감지하기에 대각선 이동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기존의 마우스보다 부피가 훨씬 줄었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NASA 직원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귀여운 이름을 붙여주게 되는데 바로 '마우스'이다. 그렇게 점점 모습을 갖춰가던 마우스는 조그만한 퇴화(?)를 하게 된다.

 

 

공을 다시 돌아오는거야! (1980 ~ 2000)

이곳에는 없겠지만 90년생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그 마우스, 바로 볼 마우스이다. 볼 마우스는 엥겔바트가 떼어버린 공을 다시 붙여놓은 모습이었다. 물론 그 공을 사용자가 직접 조정하는 것이 아닌, 엥겔바트의 마우스처럼 커버를 씌워 사용자는 커버를 움직이도록 설계되어있다. 사실상 엥겔바트의 마우스에서 바퀴 대신 공을 집어넣은 셈이다. 무척이나 간단한 발전처럼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속에는 공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두어, 공이 움직이면 움직이는 대로 센서가 받아들여 커서를 움직이도록 하였다. 단순하게 바퀴의 움직임을 받아들이는 엥겔바트의 마우스와는 꽤나 다르다. 또한 엥겔바트의 마우스의 아킬레스 건 이었던 대각선 움직임 불가가 해결되는 엄청난 장족의 발전이었다. 그 때문인지 볼 마우스는 오랫동안 1등 자리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1등을 시켜준 공이 이물질이 묻으면 떨어진 인식율과 그로 인해 주기적으로 청소가 필요하였던 또 다른 아킬레스 건이 되어 1등 자리를 빼앗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답답한 볼 대신 직접 인식하다. (2000 ~)

볼이 계속해서 이물질이 묻어 인식률이 떨어지고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는 등 큰 문제가 발견되자 아예 문제덩어리인 볼을 빼 버리고 광선이 직접 인식하도록 바꿔버렸다. 이렇게 되자 이물질이 묻을 곳이 없으니 인식률이 떨어지지 않고, 그렇게 되니 청소가 필요없어서 지금까지 애용하는 제품이 되었다. 광 마우스의 경우에는 광이 직접 표면의 변화를 읽어 움직이는 방향을 인식하는 원리였는데, 이렇게 되자 초기에는 유리와 같은 곳에서는 인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변화를 거듭하여 지금처럼 유리에서도 인식이 될 수 있도록 변화하였다. 이처럼 여러 역사를 거듭하여 지금까지 온 마우스. 사실 초기부터 함께한 것은 아니지만 군사 기지까지 들어온 몸으로서 컴퓨터의 역사를 함께하였다고 하여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많이 쓰는 광 마우스도 벌써 거의 20년 가까이가 되었다. 대부분의 마우스가 20년 정도 살다가 후세에게 물려주었으니 몇년 뒤면 새로운 마우스가 나올지도 모른다.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고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며 나라면 어떻게 바꿀까하는 생각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어쩌면 마우스말고도 다른 것을 변화시킨 사람의 이름 중에 당신의 이름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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