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의 연극 칼럼]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창단 20주념 기념 연극소개와 연극 해석

연극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생각의 깊이를 깊어질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너무 생각만 하게 하는 연극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며 지루할 때도 있다. 그래서 재미도 있고 복잡하지 않은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극에 입문하기 좋은 작품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바로 두산아트센터에서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준비해 공연했던 (3.9~ 30)  공연 ‘굴레방다리의 소극’ 이다. ‘굴레방다리의 소극’은 아일랜드 작가인 엔다 월쉬의 ‘더 윌울스 포스’를 지금의 한국 이야기로 각색한 작품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변에서 살던 아버지와 두 아들이 서울로 오기 전 고향에 있었던 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일을 허름한 아파트 지하에서 매일 같이 연극으로 꾸며내 일상을 보낸다. 문 밖으로 나설 기회는 오직 마트를 가는 일 뿐이다. 그들은 먹고 마시고 부수고 죽이고 도망가는 난폭하고 잔인한 연극을 한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이 매일 가는 마트에서 마트 여 직원이 바뀐 봉지를 들고 집을 찾아오게 된다.

 

 

 

이 작품을 특히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재미 때문이다. 연극 속에 연극을 하는 작품(극중극)이라 남자가 여자가 되고 어른이 아이가 되며 역할을 계속해서 바꿈으로 지루할 틈이 없고 눈이 즐겁다.

 

작품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일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여 직원의 등장이라 생각된다. 여직원이 등장함으로써 둘째가 하고 싶은 목적이 생겼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반복되는 연극을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럼으로써 극 중 인물들의 갈등이 올라가게 되면서 연극이 클라이맥스로 올라가게 된다.

 

사실 마지막에 둘째는 그 집을 벗어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사실 이 부분에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왜 굳이 자유를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억압하던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가 있지? 라는 의문이 컸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 같아도 다시 돌아 갈 수 밖 에 없었을 것 같다. 두 아들은 하기 싫었지만 계속 반복되던 연극이 자신들의 전부였다. 그런데 그 연극이 끝이 나게 되고 자신이 할 일이 없어진 두려움과 스스로 혼자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려웠을 것 같다. 이처럼 나는 이 작품에서 인간은 스스로 홀로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존재임을 말하고자 했다고 본다.

 

이 작품은 반응이 좋아  이번6월에(6.7~7.14)  다시 한번 앙코르 무대를 하게된다. 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면 이 극을 한번 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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