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잔반 사육 돼지, 이대로 괜찮은가?

얼마 전 일부 돼지 사육 농가에서 부패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잔반으로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 음식물폐기물이라고 불리는 잔반을 돼지 사료로 쓰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80도에서 30분 이상 열소독 처리 후 사료로 사용 해야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쉽게 곰팡이가 생기고 부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비위생적인 잔반 사료를 먹인 돼지와 일반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가 구별되지 않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하니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돼지고기는 무한 리필 식당이나 구내 식당 등에 납품되거나 양념육의 형태로 대형마트에서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일반 사료를 먹인 돼지 고기에 비해 탄력이 적고 냄새가 난다고 하나 일반 소비자가 구별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어쩌면 오늘 저녁 우리 식탁 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즐겨 먹었는데 이런 뉴스를 보니 돈가스나 제육볶음 같은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까지 먹기 싫어진다. 또한 이렇게 잔반으로 키운 돼지에게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생율도 높다고 하니 걱정이 더욱 커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 발의(19.5.16),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입법예고(19.5.21)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법령이 시행되기 전까지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환경부나 농림식품축산부 등 관계 부처에서 위생적인 환경과 사료로 돼지가 사육되도록 관리와 감독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동시에 잔반 사료 돼지고기와 일반 사료 돼지고기를 소비자가 구별해서 구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돼지 사육 농가들도 자기 가족이 먹을 고기를 생산한다는 마음으로 위생적인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믿지 못하고 외면하면 돼지 사육 농가도 결국 타격을 받을 테니 말이다.

 

제발 음식 만큼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있는 세상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너무나 당연한 바람이 큰 욕심같이 느껴져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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