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은의 독서 칼럼] 길 위의 수학자

보통 씨가 들려주는 이야기

 

 

지금부터 한 권의 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1942년 처음으로 출간되어 75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고전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아인슈타인, 에릭 템플 벨, 베리 머주어를 비롯한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제목에서부터 ‘수학’임을 암시하는 「길 위의 수학자」라는 책이다. 약 20년 동안 롱아일랜드 대학교 수학과 학과장을 지낸 저자 ‘릴리어 R. 리버’의 책 「길 위의 수학자」는 수학이라고 하면 일단 피하고 보는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매료시킨 것일까?

 

우선 이 책에서는 절대 ‘수포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수학을 포기한 자를 일컬어 ‘수포자’라 부른다. 하지만 「길 위의 수학자」에서는 ‘보통 씨’라 부른다.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보통 씨에게 수학을’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서문에의 마지막 문장에서는 ‘우리가, 수백만 다른 사람과 함께 보통 씨이기 때문이지.’라고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는 ‘수포자’가 아닌 ‘보통 씨’임을 드러내고, 호기심을 가지게끔 한다.

 

이후 수학적인 내용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어느 정도의 계산을 필요로 하는 내용이 나올 때도 있으나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든지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이때 단순히 수학적인 개념들을 나열하지는 않았다. 수학을 활용하여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지 그 길을 알려주며 창의력을 요구하였고, 우리의 일상과 연결 지어 우리가 수학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동시에 저자는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심어두었다. 수학적 개념이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하나의 개념을 마무리할 때 ‘명심할 것!’이라고 말하며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기억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는 얽히고 섥혀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는 인생의 난제들을 푸는 열쇠가 되기도 하고, 용기를 복 돋아 주는 말이 되기도 하고, 의미 있는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였다.

 

이때 ‘보통 씨’의 모습을 표현한 삽화들, 수학 내용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그래프 및 그림들을 같이 배치하여 독자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총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을 마무리하면서는 앞에서 언급했던 말들을 조합하여 무엇을 명심해야 하는지 -챕터의 이름이 “명심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일러준 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덧붙였다. 이 말들은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도 아인슈타인과 같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게 하는 말이며,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