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원 교육 칼럼] 수학은 애증이다.

수내고등학교 수학 교사 우호철 선생님을 인터뷰 하다.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이자, 현재 수내고등학교 1학년 수학을 담당하시는 우호철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Q. 교사란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중학교 2학년 때 사춘기를 겪으면서 나란 존재와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신 관심과 사랑에 감동하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저 ‘저 분처럼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일종의 동경이었다가 고등학교를 진학 한 후 진로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면서 그 동경이 결국 제 꿈이 되었습니다.

 

Q. 많은 종류의 교과목들 중 수학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이과를 선택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수학 과목이 너무 어려워 울면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정말 점수가 안 올라서 ‘3점짜리 문제라도 다 맞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했고 결국 3점짜리 문제를 다 맞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수학이라는 과목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 학창시절의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어서 수학이라는 교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교사라는 직업을 하고 계시는데 항상 행복할 때만은 있지 않잖아요. 혹시 교사를 하시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실 때가 있으시다면 언제이신가요?

 

A.

교사는 학생들과 지식을 나누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사랑과 정을 나누는 사람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학생들과 한 약속에 대한, 그 학생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게 될 때 상처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교사이기에 또 다시 믿고 기다립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저도 사람이기에 많이 힘이 들고 지치기도 합니다.

 

Q. 교사라는 직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실 때는 어떨 때이신가요?

 

A.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믿고 기다려 주었더니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때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느낍니다.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께서 ‘교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도 학생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매번 상처를 받고, 치유 받으며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Q. 수학 교사로서,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A.

 수학은 제게 애증입니다. 눈물로 공부해서 조금 알 것 같아 좋아하면, 바로 다음에 어려운 과제가 절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수학이 언제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분수가 나왔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분수가 넘어가니까 갑자기 소금물 농도를 구하라는 과제가 제 심장을 쳤습니다.

소금물을 잘 구하게 됐을 때, 음수가 튀어나와 ‘이건 또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들었던 생각이 바로 ‘수학은 계단이다,’는 것입니다. 지금 배우는 수학 단원이 어렵고 힘드시다면 그 기초적인 지식은 잘 알고 있는지, 아니면 그 전 단원을 소홀이 하고 지금 단원을 배우면서 힘든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수학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잘 하기 힘든 과목인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스스로를 믿고 꼼꼼하게 공부하신다면 수학은 그 노력에 응답을 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Q. 선생님을 만나고 교사를 꿈꾸게 된 학생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일단 질문 자체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또한 매우 떨리고 벅차 는 질문이네요. 제가 받았던 선생님의 사랑이 제가 만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많이 벅찹니다. 교사를 하면서 저는 처음 교단에 서기 전에 생각했던 교사상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처음 마음먹었던 그 기준이 흔들릴 때가 종종 생깁니다. 제일 순수할 때 정했던 내 목표가 제일 좋은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지.’, ‘교사가 된다면 절대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을 한 가지 기준이 뭘까?’ 이런 생각들을 학생일 때 정해본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교사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교사는 학생들이 커가면서 만나는 몇 안 되는 어른이라 ‘어른’에 대한 모델링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보며 모범이 되지는 않아도 ‘어른들이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요즘 학생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크기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어른, 그런 교사가 되는 것이 저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이렇게 오늘 선생님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비록 스승의 날은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셨거나,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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