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의 의학/시사/심리/광고 칼럼 14] 타인의 시선 신경 쓰지 마세요

심리학 조명효과

외출하기 전 머리를 예쁘게 정돈하고, 고심해서 옷을 고르고, 풀메이크업으로 변신하는 요즘 사람들. 여성들뿐 아니라 남성들도 마찬가지이다. 여성은 외출 전 하루 평균 40분을 준비하고 남성들은 하루 평균 30분 정도를 준비한다는 영국의 한 뷰티 업체의 보고에 따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보다 정돈된 모습으로 타인을 대면하길 바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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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고 보다 멋지고 예쁘게 보이기를 바라는 것일까? 과연 상대방은 이런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이와 같은 현상을 조명 효과(spotlight effect)라 말한다. 마치 조명을 받는 연예인처럼 자신의 외모와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외모와 행동에 신경을 쓰는 의미로 누구나 경험했을 법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지나치게 그 정도가 심한 사람들은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불편하게 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산책을 나갈 때에도 화장하고 옷을 차려 입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바쁘고 피곤한 시험 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모습을 고집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와 약간 다른 현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혼자 영화를 보거나 음식점을 가는 등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얼핏 보면 상황이 다르지만 타인을 의식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과 달리 타인은 우리 자신의 외모나 행동에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일상의 모습에 다소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는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이러한 양상을 확인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실험 참가자들에게 코미디언의 얼굴이 크게 그려진 촌스러운 옷을 입게 한 후, 평범한 다섯 명의 학생들 사이에 잠시 동안 앉아 있게 했다.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 함께 앉아 있던 학생들이 실험참가자들의 촌스러운 옷차림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파악한 결과, 실험 참가자 스스로 자신의 옷차림을 눈치챈 학생들은 50% 이상이 예상된다고 말했으나 실제로 학생들의 10~20%만이 그의 촌스러운 옷차림을 눈치챘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생각해보자. 1주일 전 나의 친구는 무슨 옷을 입었는지, 방금 당신의 옆을 지나간 친구는 교복을 바르게 착용하고 있었는지, 나의 짝이 3일 전 어떤 헤어 스타일을 했는지 기억할 수 있을까? 사람이나 상황을 애써 기억하고자 노력한 경우는 별개로 하고 일반적인 생활상에서 타인이 우리에게 갖는 관심, 우리가 타인에게 갖는 관심은 생각만큼 크고 깊지 않다.

치유: 조명 효과

떡볶이를 먹고 고춧가루가 낀 이로 하루 종일 활짝 웃고 다녔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우울해 하는 친구에게, 티셔츠를 거꾸로 입고 씩씩하게 거리를 활보했던 친구에게, 틴트 바르는 것을 잊고 학원에 가서 얼굴을 들지 못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은 너의 작은 하나하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그러니 마음 편히 있어’라고 말이다.

 

물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그 생각을 바꿔보려 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의식으로 내가 필요 이상으로 낭비했던 시간을 이제는 나의 내면을 위해 투자하려 한다. 지금껏 나 자신을 살피기 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했다는 것이 왠지 어리석게 느껴진다. 타인의 시선에 당당할 수 있는 나의 내면의 힘을 위해 현재의 나의 삶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자.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바라보기보다 자신있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청소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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