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의 의학/수의학/시사 칼럼 1] 커뮤니티 케어에 관하여

행복한 노후를 위한 커뮤니티 케어의 연착륙

귀소본능이란 친숙하지 않은 장소를 통해 원래의 장소를 향해 되돌아올 수 있는 동물의 태생적 성질이다.

이러한 귀소본능은 동물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인간에게서도 나타난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는 이유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 대한 그리움과 친숙함 때문이다.

 

2017년에 실시한 노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57.6%의 노인이 거동이 불편해도 자신이 살던 곳이나 고향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응답했다. 2026년이 되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고 하지만 현재 국가에서 제공하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는 공급기관별, 사업별 단편적 제공에 그쳐 노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는 유교 사상에 의해 어른을 공경하고 노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의무이자 책무였으나, 핵가족화 및 개인의 주거 독립으로 인해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아프고 연로한 노인들의 경우 요양 병원이나 요양 시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값비싼 몇몇 요양 병원이나 요양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 질 높은 요양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인 환자를 돌봐주는 간병인들의 경우 내국인보다 중국 조선족들의 수가 더 많은데, 얼마전 한 요양원에서 조선족 간병인이 80대 치매노인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그 가족들은 방송이 나가고 나서야 폭행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노인 돌봄 불안은 대다수의 국민이 당면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답을 커뮤니티 케어를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커뮤니티 케어는 자신이 살던 집이나 지역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독립생활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 서비스 정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서 단절 된 서비스를 연계시키고 통합하여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 국가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노인에게 건강관리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인 케어안심주택을 4만호 공급하고, 노인 낙상 방지를 위한 집 수리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칠 예정이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집을 찾아가는 방문 의료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 요양 보험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앞으로는 노인 인구의 11%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커뮤니티 케어는 주거, 의료, 요양, 돌봄의 4대 핵심 과제를 지자체가선도하여 공급자 중심의 분절된 서비스를 사람 중심의 통합 서비스로 연계,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의 할아버지도 오랜 기간 병석에 누워 계셔 많은 걱정을 갖고 있기에 커뮤니티 케어의 진행 상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재활 요양 병원의 경우 의료와 요양의 과제에 집중하고 병원에지역 연계실을 설치하여 사회복지사 등의 전문 인력을 통해 퇴원 계획을 수립하도록 커뮤니티 케어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퇴원 후 요양 병원에서 회복,재활, 호스피스 치매 치료에 집중하고, 입원이 필요한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역 연계실을 통한 지역사회 돌봄 연계 강화로일차적인 만성질환 관리 및 지속적인 재활 치료로 일상에조기 복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한다.

 

정부의 로드맵상 커뮤니티케어는 2026년부터보편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커뮤니티 케어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요양병원 및 요양 시설과 연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점에서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고 철저한 전수 조사 및 검사를 통해서 서비스를 질적으로 개선하여 정부가 원하는 포용적 복지 국가 건설에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둔 얼마 전, 통계청에서는 인구고령화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출산 못지않게 중요한 고령 사회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노인이 가족들에게 부양을 받지 못하는 현대 사회에서 '돌봄의 위기'를 맞이하지 않으려면 하루 빨리 장기요양 공공성이 강화 되어야 할 것이다. 충분한노후 소득과 의료 서비스 못지 않게 중요한 공적 돌봄이 보장되지 않는 노후는 행복할 수 없다. 

 

초고령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최우선 국가현안은 바로 노인 돌봄 정책이다.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검토를 통해 통합 돌봄 사업이 우리 현실에 맞게 연착륙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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