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윤의 만화 칼럼] 만화의 정의와 그 시초

 예전에는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만화를 부정적인 매체라고 생각하고, 만화방에 가는 학생을 처벌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웹툰 등의 흥행으로 인해 한국에도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일각에서는 만화를 한류의 한 종류로써 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만화를 무엇이라 정의하고,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일반적으로 만화라고 하면 주로 간단한 그림체의 캐릭터들이 나오고, 말풍선 등을 통해 전달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의미한다. 만화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어쓰면 ‘흩어질 만漫 그림 화 ’ 가 된다. 직역하면, ‘이리저리 흩어진 그림들’을 의미하는데, 이는 만화에서 칸을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모아 정리하면, 만화는 간결하게 나타낸 그림들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만화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동양과 서양에서 만화의 시작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둘 다 대중적으로 판화가 보급됨으로써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서양의 경우, 근대만화의 창시자인 윌리엄 호가드가 등장했다. 윌리엄 호가드는 영국의 화가이자, 세계 최초의 만화가이다. 그는 판화 기법을 이용해 만화를 만들었으며, 그가 만든 만화가 인기를 끌어 새 저작권법을 만들어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옆에 나와 있는 그림은 윌리엄 호가드의 작품 중 하나인 <캐릭터와 캐리커처>이다. 확실히 화풍이나 형식 등 여러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 만화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정말 만화의 시초를 윌리엄 호가드라고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을 만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말풍선도, 나누어진 칸들도 없지만, 결국, 이 그림은 간결한 그림들로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기, 동양에서는 ‘가츠시카 호쿠사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동양 근대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가 만화의 아버지라 불리게 된 이유는 <호쿠사이 망가>라는 책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망가’가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만화를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망가는 ‘만화’ 라는 단어를 일본어로 발음한 말로 전자의 의미와는 관계없다). <호쿠사이 망가>에는 요괴, 천상의 모습 등 다양한 그림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옆의 그림은 <호쿠사이 망가>에 실린 그림 중 하나이며, 어른이 자신의 얼굴을 가지고 노는 것을 그린 그림이다. 캐릭터의 표정 변화와 모습이 너무나도 익살스럽고, 한편으로는 조금 징그럽기도 했다. 보통 만화에서 이렇게까지 인물의 표정을 세세히 그린 것은 찾기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다양한 표정을 그린 것으로 보아서 호쿠사이는 이러한 인물에 대해 많은 관찰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까지 많은 관찰과 노력으로 그림, 만화를 그렸으니,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위에 예로 보듯이 근대에는 만화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써 인정받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 시대에 이르러 만화의 위상은 크게 떨어졌다. 난 이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만화의 인식을 바꾸기를 원하며 이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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