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을 문화 칼럼1] 이천십사년사월

그날의 기억을 기록하다

 이상하게 먹구름이 짙었던 것 같다. 2014년 4월 16일 집에 와서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그러나 울상을 짓는 엄마 표정을 보고 덩달아 무섭고 불안했던 것 같다. 이러한 불안은 잠자리에 누웠을 때 배 안에 갇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었을 언니 오빠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말았을 때야 울음으로 터져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그분들과 같은 나이가 되었고 겨우 5년이 지났을 뿐이다.

 

 

 직설적인 가사는 보통 힙합, 아니면 대놓고 웃기는 개그송에 많이 쓰인다. 괴팍하고 과격해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진지하거나 민감한 소재는 은유적인 표현법을 많이 쓴다. 너무나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음악가 몇몇은 2015년 2월 23일 <다시, 봄> 음반을 발표한다.

  

세월호 추모 앨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이'는 "그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던 봄은 변한 게 없이 그대로 여름이 되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뜨겁던 이 여름마저 지나가고 있다" 고 밝혔다. '사이'와 더불어 '바드', '정민아', '권나무', '도마', '차현', '김창기(동물원)', '김목인', '김민기' 등의 뮤지션들이 동일한 취재로 앨범 작업을 함께했다.

                                                                                (출처/네이버 뮤직)

 

 

 

 앨범은 재즈, 국악, 포크 등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들로 만들어졌다. 다만 이 생소함과 잔잔함이 한국인 그 누구라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변주하다 보니 섣불리 지루하다고 단언할 수가 없다. 담담함 속에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악은 깊은 곳에서부터 사람을 자극한다.

 

 

 2014년 4월은 갔고 앨범이 발매된 2015년 2월 또한 갔다. 그러나 '그' 사건과 음악은 여전히 실감이 나고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기억해낼 수 있다. 필자는 <다시, 봄>을 만들어준 뮤지션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겉으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음악의 형태로 기록했기 때문에.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