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제 축구, 무엇이 다른가?

한국형 '플레이메이커'를 육성하는 그 날까지

#새로운 커리큘럼

 

대한축구협회 공식 잡지 ‘ONSIDE’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올해부터 초등부 8인제 축구를 정식 시행한다. 지난봄 강원도축구협회가 유일하게 초등축구리그에 8인제 축구를 1년 먼저 도입했고, 후반기부터는 전북축구협회가 이에 동참했다. 전남축구협회와 인천축구협회는 저학년(U-11) 8인제 시범리그를 진행한다.

 

 

 

 

2018년을 초등부 8인제 축구 시범 도입의 해로 삼은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봄 제주도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린 2018 칠십리 춘계 전국 유소년축구연맹전을 시작으로 여러 대회에 8인제 축구를 시범 도입하며 선수, 지도자, 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이 8인제 축구에 대한 생소함을 점차 줄여나갈 수 있도록 했다.

 

시범 운영 중인 8인제 축구는 경기장 규격, 경기 규칙, 심판 운영 등의 면에서 기존 11인제 축구와 다르다. 경기장은 68m×48m로 기존 규격보다 가로 약 12m, 세로 약 6m가 짧다. 선수 엔트리는 최대 18명이며 교체된 선수가 다시 들어갈 수 있고, 교체 선수 숫자의 제한도 없다. 롱볼 중심의 일명 ‘뻥축구’를 방지하기 위해 골킥은 공이 뜬 채로 하프라인을 넘을 수 없다. 킥오프 때 직접 슛을 하는 것도 금지다. 심판은 2심제로, 두 명의 심판이 대각선에 위치하며 주심과 부심의 역할을 번갈아 맡는다.

 

#8인제의 우수성은?

 

확실히 필드플레이어 7명이 만들 수 있는 기회는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초등부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신체적 조건의 한계도 한몫하겠지만, 공간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8인제 축구를 하면서 선수들이 볼터치와 패스, 슈팅 등 개인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빈도가 늘어났다고 느끼는 점, 활동량이 많아졌다고 느끼는 점은 대한축구협회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9월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8인제와 11인제 경기의 비교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여유롭게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고 11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패스 성공률, 공간 활용의 용이성 등 이것들이 의미하는 것은 창의적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8인제 축구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8인제 축구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경기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계 구조에서 비롯되는 문제들도 있다.

 

#8인제의 그림자는?

 

8인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국제 대회인 '다농컵'에서 대부분의 외국 대표팀들은 이른바 '뻥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공간 활용을 통한 단련으로 공격 전개를 하기보다 단숨에 역습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중원이나 최전방에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를 세워두고 단순하게 플레이하는 이런 모습은 8인제 축구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전술이다. 그래서 8인제 축구를 반대하는 지도자들은 이런 점을 우려하는 편이다. 물론 축구 선진국에 속하는 유럽 대다수의 국가는 이미 8인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승리를 위한 방법을 고안하던 중 발견한 하나의 전술일 것이다. 다만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8인제 축구의 목적이 변질하지 않도록, 유소년 플레이메이커 육성의 목표를 잊지 않도록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급격한 체력 저하도 꼽을 수 있다. 넓은 공간과 적은 수의 선수들이 뛰어다녀야 하는 필드는 초등학생들에겐 여전히 넓은 들판과 같다. 물론 교체에 제한이 없고 교체된 선수가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규칙이 있긴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체력문제도 고려해 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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