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의 시사 칼럼 8] 사라지는 언어들

유엔총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세계 년(International Years)을 정해 모두를 위한 국제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해-2012, 국제 생물 다양성의 해-2010 와 같이 특정 사건 혹은 주제를 드러내어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를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2019년은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토착어의 해(International Year of Indigenous Language, 2019)'이다. 이를 위해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가 토착어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유엔이 이렇게 2019년을 '토착어의 해'로 지정한 이유는 바로 사라지는 언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광범위한 멸종 위기에 처한 언어들, 특히 토착 언어들에 대해 깊이 우려하면서, 계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언어를 보존하고 홍보하고 재활성화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 2016년 12월 19일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  : 토착민의 권리 中-

 

언어는 왜 중요한 것일까? 유네스코에 따르면 언어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핵심 요소' 이며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 관습, 전통, 기억, 독특한 사고방식과 의미, 표현을 보존할 수 있게 하며 근본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독특한 언어 다양성은 문화 간의 대화와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한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를 떠올려보자, 일제가 민족말살정책을 시행하며 뒤따른 것이 한국어 사용 금지였다. 이들은 일본과 한국을 동화시키기 위해 우리 민족이 한국어를 쓰지 못하도록 억압했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면 언어가 해당 민족이나 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쓰이는 6,000여 개의 언어 중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250가지에 불과하며 2680개의 언어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고 그중 577개의 언어는 특히나 심각한 상황이다. 그리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소수- 주변에 동화되면서, 강제로 이주당하면서. 교육적 불이익을 당하며 더욱더 빠르게 그들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구상의 언어를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언어로 쌓아 올려진 문화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모든 언어가 통일된다면 물론 생활함에는 편하겠지만, 세계는 빠르게 개성을, 역사를 잃게 될 것이다.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 중 '침묵의 미래'라는 단편 소설에서는 '소수 언어 박물관'이 등장한다.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들을 마치 박물관의 유물처럼 전시해놓는 곳이다. 이 작품에서처럼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언어들은 억압받으며 점점 사라질 것이다.

 

 

유네스코에서 주관하는 언어 관련 행사와 토착 언어 유지 기여 방법은 https://en.iyil2019.org/ 에 들어가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