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수의 시사 칼럼 10] 25명 사망 110명 실종

미국 캘리포니아 '역대 최악'의 산불...

 

캘리포니아주에서 재난 역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대형산불이 발화해 25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실종하는 등 기록적인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까지 북부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사망자는 25명, 실종자는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잿더미로 변한 주택가에서 시신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NN·AP 등 미국 언론과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북동쪽 북부 캘리포니아 뷰트 카운티에 '캠프파이어'가 발화했고,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말리부 인근과 벤투라 카운티에 각각 울시파이어, 힐파이어가 일어나 산림과 주택가를 휩쓸듯이 불태웠다. 이날 오후까지 숨진 주민은 북 캘리포니아에서 23명, 남 캘리포니아에서 2명으로 총 25명으로 늘었다.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는 110명이다.

 

대피한 주민은 북 캘리포니아 5만여 명, 남 캘리포니아 25만여 명으로 줄잡아 30만 명에 달한다고 지역 방송들은 전했다.  북부 캘리포니아 캠프파이어는 시에라네바다산맥 산간마을 파라다이스 타운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이 산불은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가장 많은 건물과 가옥을 전소시킨 산불로 기록됐다. 사망자 수로는 역대 3번째로 많다. 

 

소방대원들이 밤새 사투를 벌였지만, 진화율은 20%에 그치고 있다.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길을 키우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울시파이어와 힐파이어도 말리부와 벤투라 카운티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울시파이어로 주민 2명이 숨졌다. 

 

이에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부촌인 말리부 주민 전체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울시파이어는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지고 있다. 다행히 이날 새벽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어 불길의 기세가 약해졌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km 떨어진 뷰트 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은 주택가와 상가 전체가 불에 탔다. 주민 2만6천여 명이 전부 대피했다. 지난 8일 캠프파이어가 발화한 직후 불길이 마을 전역을 휘감았고 프로판가스통이 터지면서 불기둥이 치솟고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화재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파라다이스 마을은 두 협곡 사이에 자리 잡은 곳으로 1800년대에 조성돼 은퇴자와 지체 장애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었다.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 9명이 불에 탄 차와 집 안팎에서 발견된 데 이어 산불 발화 사흘째인 10일 무려 14구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코리 호네아 뷰트 카운티 경찰국장은 "주민 23명이 파라다이스 마을과 주변에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뷰트 카운티 전체에서 대피한 주민은 5만2천여 명이다. 경찰은 현장에 DNA 감식팀을 보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 110명 중 다수는 연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뷰트 카운티 경찰국에는 수백 통의 실종자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캠프파이어로 불에 탄 면적은 424㎢로 서울시 면적(605㎢)의 3분의 2에 달한다. 6천700여 채의 가옥과 건물이 전소했다. 

 

파라다이스 마을은 2008년에도 큰불로 피해가 컸던 지역이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 주 역대 6번째로 큰 산불로 기록된 카파이어가 일어난 소도시 레딩에서 150km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은 파라다이스 마을을 휩쓴 데 이어 오로빌 호수 주변 마을을 위협하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말했다. 오로빌 타운 주민은 1만9천여 명이다. LA 북서부 해안과 산간에 걸쳐 있는 말리부는 전체 주민 1만2천여 명이 대피했고, 벤투라 카운티까지 포함하면 남 캘리포니아에서 불을 피해 피신한 주민 수가 25만 명에 달한다고 CNN은 전했다.

 

울시파이어는 10일 현재 진화율이 5%에 불과하다. 불에 탄 피해 면적은 7만 에이커(283㎢)에 달한다. LA 카운티 경찰국의 존 베네딕트 국장은 "남 캘리포니아의 화재 지역에서 주민 2명이 차에 탄 채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남 캘리포니아 산불로 사망자가 보고된 것은 처음.

 

경찰은 사망자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건조하고 강한 샌타애나 강풍 때문에 두껍고 누런 연기구름이 상공을 뒤덮고 있다. 말리부의 초호화 맨션도 상당수 불에 탔다. 유명 방송인 케이틀린 제너의 집도 불에 탔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올랜도 블룸, 방송인 킴 카다시안 패밀리 등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이 불을 피해 대피길에 올랐다.  말리부에 있는 페퍼다인 대학 캠퍼스도 위협받고 있다. 밤새 소방관들이 대학 건물을 지키기 위해 소화 작업을 벌였다. 교직원·학생 수백 명이 대피소로 피신했다. 

 

불길이 캘리포니아 남북을 잇는 주요 도로인 101번 고속도로를 휘감아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미국의 1번 도로인 퍼시픽코스트하이웨이도 한동안 불통했다. 기상청은 산불의 위력을 키운 샌타애나 강풍의 속도가 전날 최고 시속 80~100㎞에서 40~50㎞대로 줄었다고 전했다. 소방대원 수천 명이 남·북부 캘리포니아에서 화마와 싸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11일부터 다시 샌타애나 강풍이 강해질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벤투라 카운티 소방국장 마크 로렌젠은 CNN에 "자연이 잠깐만 휴식을 준 것뿐 내일부터는 불길 속으로 다시 강한 바람이 불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고 중에 재난 사고가 제일 수습하기도 대비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은 시민 분들의 안정과 실종된 110명의 시민들이 하루 빨리 되찾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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