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의 책 칼럼 10] 쌀쌀한 가을, 따뜻한 설렘주의보 발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쌀쌀한 가을, 따뜻한 설렘주의보 발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서점에서 시작되는 작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

 

인스타그램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이다. ‘인스타그램이 다른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인스타그램만이 가지고 있던 특유의 감성 때문이다. 자신만의 작은 추억들을 앨범 마냥 자유롭게 담아둘 수 있었던 인스타그램의 개성이 대중들을 자극했던 것이고, 그 자극은 인기를 가져왔다. 오늘은 인스타그램을 이용 중인 누군가의 계정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가지고 왔다. 바로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다.

 

 

다가오는 가을을 향한 설렘주의보 발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로맨스 소설이다. 도시에 살던 해원은 그림을 가르치던 일을 그만두고 혜천이라는 시골로 들어오게 된다. 혜천시라는 명칭을 달고 있기도 하지만, 때때론 너무 추우면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등의 일이 발생하는 곳이다.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하던 곳에 해원은 찾아오는데, 그 곳에서 뜻밖의 인연인 은섭을 만나게 된다. 해원과 은섭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 은섭은 해원에 대하여 잘 아는 반면에 해원은 은섭에 대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무관심한 편이었는데,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설렘을 가져다준다.

 

당신도 모르게 당신의 삶에 깊이 박혀있던 존재

 

앞서 말하였듯이, 은섭은 해원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더 관심이 가고 더 지켜보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 보다 다른 것이다.

 

바로 해원의 삶에서 중요한 터닝포인트라고 불릴 일들에 은섭이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해원은 이 사실을 그때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이후에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삶에 깊숙이 박혀있었던 은섭의 존재를 파악하게 되고 은섭을 향한 감정을 더욱 커지게 된다해원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은섭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깊게 박혀있는 지를 말이다.

 

따뜻함을 담아내는 서점

 

이 책의 남자주인공인 은섭은 시골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한다. 도시에서의 서점의 모습은 다양한 책도 판매하지만, 주 매출을 담당하는 참고서나 문제집을 파는데, 은섭의 책방은 그러하지 않다. 문제집이나 참고서가 없는 서점이다. 생계를 이어가고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은섭은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판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은섭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책으로 이어주는 따뜻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기도 하면서 서점에 여럿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나아간다힘든 도시 생활에 지쳐 시골로 찾아온 해원에게 따뜻한 말과 행동을 보여줄 수 있었던 비결이 은섭의 이런 마음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따뜻함을 선물하는 작가,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저자 이도우 작가는 25만 독자들에게 인생책을 선물하며 뜨겁게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다. 바로 스테디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다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라디오 작가, 카피라이터로 일하기도 했으며 공진솔 작가와 이건 PD의 쓸쓸하고 저릿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종사촌 자매 수안과 둘녕의 아프고 아름다운 성장과 추억을 담은 <잠옷을 입으렴>이라는 작품을 쓰기도 하였다.

 

이도우 작가는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깊고 서정적인 문체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천천히 오래 아끼며 읽고 싶은 책이라는 평을 듣는데, 이런 평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작품 자체가 따뜻한 편이다.

 

굉장히 놀랐던 점은 소설에는 갈등이라는 것이 무조건 존재하게 되어있다. 아무리 따뜻한 책일지라도 갈등이 나오면 때로는 차갑게 변하기도 하며 약간은 쓸쓸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차가운 갈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버린다. 이를 통해 독자가 받을 수 있는 따뜻함이 더욱 증폭된다. 이게 바로 이도우 작가의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이 당신을 따뜻함으로 감싸줄 거에요

 

겨울이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이 책은 따뜻함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오랫동안 부재했던 연애의 설렘을 기다리고 있거나,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추천한다.

 

이 책은 당신을 따뜻함으로 안아줄 것이고, 따뜻함으로 감싸줄 것이다.

 

칼럼소개 :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으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항상 노력하면서 쓴 칼럼을 송고하고 웹출판된 칼럼을 읽으며 높지 않는 조회수를 바라보며 때로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시는 적지 않은 분들을 바라보며 항상 완성도 높은 칼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