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의 붕괴

대한민국 안전불감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1995년 6월 29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어 시민 1000여명이 사망하고 큰 부상을 입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다. 당시 5층 건물이었던 백화점 중앙 부분은 마치 폭격을 당한 듯 무너져 내려앉았다. 이 사고를 본 영국의 언론은 외부의 충격 없이 스스로 건물이 이런 형태로 완전 붕괴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북한에 의한 테러의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재앙과 같은 사건의 원인은 부실공사로 밝혀져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본래 삼풍백화점은 백화점이 아닌 대단지 종합상가로 설계되었다. 완공에 가까워질 무렵 건축주인 이준 회장은 건물 용도를 백화점으로 변경하고 원래 4층이었던 설계에 1층을 더 얹어 5층으로 건물을 시공할것을 요구하였지만 건설사 측은 붕괴 위험성을 이유로 증축을 거부했고 이준 회장은 계약을 파기하고 자사 계열사인 삼풍건설 산업이 시공을 이어가도록 했다. 수익을 위하여 안전성을 무시한 채 전문가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구조 설계를 변경한 것이 문제였다. 만약 5층 건물을 지으려면 처음부터 헐어버리고 다시 지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 결과 구조상 절대 고층으로 지을 수 없던 건물이 억지로 지어지고 결국 무너지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기 전,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뼈대가 구부러지다 못해 건물이 기우는 등 건물 붕괴의 위험신호가 계속해서 발견되어 사실상 건물 붕괴는 예견된 일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붕괴일인 6월 29일, 건물 기울어짐이 최고정점에 이르렀다. 천장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직원들은 고객들이 4층으로 가는 것을 막았다. 


그런데 백화점 붕괴 50여분 전까지도 고객들로 시끌벅적했고 붕괴 17분 전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이준 회장과 그 일당은 고객들에게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따위는 전혀 하지 않고 자기들만 백화점에서 다급히 도주했다. 이 동안에도 매장 안에는 1000여명이 넘는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었고 종업원들도 평소처럼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옥상이 무너지면서 불과 20초만에 지하 4층까지 모조리 붕괴되었다. 그 많은 고객들은 A동의 붕괴와 함께 그대로 매몰되어 사망하거나 다쳤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런 사고를 낸 이준 회장은 사고 이후에도 뻔뻔하게 손님들뿐 만 아니라 자사의 재산도 망가진 거라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전국민의 분노를 샀다.


이 사건은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으로 너무도 처참했다. 쇼핑을 즐기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깔려 죽었다. 애초에 무리한 증축과 전문가의 말을 들었다면 절대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에는 안전불감증 문제로 말이 오갈 때마다 이 삼풍백화점사건이 계속해서 거론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보여 준 사례이다. 



이를 통해 건축윤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건물은 그 건물을 설계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삼풍 백화점과 같이 윤리를 지키지 않으면서 설계를 강행한다면 또 한번 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자신의 설계한 건축물에 책임 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애초에 건물을 설계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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