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영의 디자인/예술 칼럼 3] 일본과 한국의 대중 예술, 만화를 말하다.

     

 

 

일본, 우리나라에게는 어쩌면 멀게 느껴지지만 쉽게 끊어버리지도 못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기도 하다. 꽤 오랜 시간 동안 교류를 해온 한국과 일본은 특히 문화의 측면에서 언뜻 닮은 부분이 있으면서도 엄연히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서로의 문화를 접해보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공감하며 이해하기도 한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갔던 것은 일본의 대중문화였고, 그들의 대중문화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많이 봐왔던 일본 만화였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만화의 강대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실제 한국의 만화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만화를 책으로 출판하는 일본의 주된 만화 생산 방식과 달리 우리나라 만화 산업 방향성은 인터넷에 올리는 웹툰으로 발전하며 신흥 만화 강대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일본의 ‘출판 만화’ 문화와 한국의 ‘웹툰’ 문화에 대해 비교하고자 한다.

 

익숙하고 현재까지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는 일본의 만화책은 슬램덩크, 드래곤 볼 등을 시작으로 1990년대 약 650만 부의 발행 부수 기록을 세운 일본은 종이로 출판되는 출판만화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발행 부수의 기록이 축소되어 일본의 출판 만화 사업이 쇠퇴하고 있다고 보는 시선이 생겼지만 아직도 큰 사랑을 받는 나루토, 원피스 등 장편의 시리즈 만화의 등장으로 출판 만화를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들까지 성공하며 일본의 만화 사업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일본의 대작 만화들은 한국의 만화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출판 만화의 부흥기라고 한다면 박소희 작가의 ‘궁’ 시리즈가 연재되던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출판 만화는 일본의 만화만큼이나 흥행을 누리는 데 실패했다. 망하는 줄만 알았던 한국의 만화 사업을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웹툰 시장이다. 웹툰은 가로로 넘기는 기존의 만화책과는 달리 대부분 화면을 통해 세로로 스크롤을 내려서 본다. 또한, 몇 달 간격으로 연재되어 신권이 나오는 날을 꾸준히 기다려야 하는 일본의 출판 만화 시리즈와 달리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만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일주일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정도의 간격으로 출판 만화보다는 짧은 양으로 더 자주 독자들에게 노출된다. 해외에서는 일본은 출판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이 잘 알려져 유명했다면 최근 한국 웹툰 시장은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출하는 것에 성공하여 하나의 한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제작 방식과 연재 방법, 심지어 표현 방법까지 다른 일본의 출판만화와 한국의 웹툰에서도 신기하게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작품에 관련된 굿즈(상품)을 제작하여 판매한다는 것이다. 굿즈의 예를 들면 일본의 유명 만화책 주인공의 캐릭터와 관련하여 캐릭터의 피규어를 제작한다거나 만화의 주인공들이 그려진 문구 제품들을 만들어 다양한 독자들의 팬심을 노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웹툰과 관련된 스티커나, 인형들을 제작하여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으로 일본과 한국 모두 단순히 만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산업까지 확장 시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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