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2018 F/W 패션 ③] 젠더리스, 패션이 허문 성별의 벽

스타들이 사랑한 젠더리스 룩. 그리고 젠더리스 패션 속 젠더 이퀄리즘 철학

'젠더리스' 패션이 올가을 패션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젠더리스 패션은 국내외 패션 전문가들이 너나할 것 없이 꼽은 F/W 패션 트렌드의 핵심이다.


젠더리스는 성과 나이의 파괴를 주특성으로 하는 패션의 새로운 경향을 말한다. 가령 군화를 신은 여성, 남성용 정장을 갖춰 입은 여성, 귀고리를 한 남성, 분홍색 컬러의 의상을 입은 남성 등과 같이 남녀 모두 성의 구분이나 연령을 예측하기 어려운 옷을 입는 것이다. 젠더리스 패션은 사실 70년대에 이미 한번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시기, X세대에 의해 태어난 젠더리스 패션의 두드러진 특징은 ‘보이쉬’로 여성들도 자유롭게 남성스러운 패션을 선보였다.


과연 어떻게 젠더리스 룩을 스타일링 할 수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1] 꽃무늬와 핑크색으로 완성한 구찌의 젠더리스 룩

꽃무늬와 핑크 컬러 모두 여성성이 짙은 패션 모티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찌는 작년 F/W 컬렉션에서 남성 모델에게 이러한 '젠더리스 룩'을 피팅함으로써 젠더리스 룩 돌풍을 이끌었다.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흰색, 분홍색의 꽃 장식과 핑크색 상의, 그리고 귀걸이와 머리핀은 웨어러블하지는 않지만, 견고했던 패션에서의 성별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2] 여성스러운 넥과 리본이 돋보이는 엑소의 젠더리스 룩

여성스러운 주름이 들어간 넥 라인과 루즈하게 묶은 리본은 여성 패션의 상징으로 올 봄, 여성들 사이에서 큰 유행을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블라우스도 남성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위 사진 속 엑소 찬열과 시우민은 블라우스를 정장 재킷, 타이트한 블랙 팬츠와 매치해 일반인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을 완성하였다.




[3] 파리에서도 빛난 지드래곤의 젠더리스 룩

위 패션은 지드래곤이 2015년 파리 패션위크 때, 샤넬의 패션쇼에서 참석하여 선보인 젠더리스 룩이다. 지드래곤은 여성스러운 귀걸이와 꽃 브로치로 젠더리스 룩을 완성하였다. 이에 바디 라인이 드러나지 않아 성별을 알기 힘들게 하는 오버사이즈 트라우저, 여성스러운 구두가 더해져 지드래곤만의 젠더리스 룩이 탄생하였다.



[4] 실제 남성복을 착용한 배두나의 시크한 올 블랙 젠더리스 룩

소문난 패셔니스타 배두나도 젠더리스 룩을 선보인 적이 있다. 위 사진 속 배두나는 체형보다 큰 사이즈의 가죽 재킷과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바지를 입어 젠더뉴트럴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실제로 배두나는 이때 남성복을 착용하였다고 하는데 덕분에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배두나만의 젠더리스 룩을 연출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 바람이 불면서 '예쁘지 않아도 된다'라는 탈코르셋 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이란 여성에게 '항상 예쁘고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 '여성스러울 것', '단정하고 정숙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에 반항하고 남성중심적 사회로부터 자신의 몸을 해방시키기 위한 페미니즘 운동이다. 비록 이 탈코르셋 운동이 너무 과격하다라는 시선도 없지 않아 있지만 여성에게 강요되었던 '예쁜 여자'의 틀을 거부하려는 의미있는 운동이라는 평가도 많다.


 젠더리스 룩은 이러한 탈코르셋 운동과 맥을 같이한다. 젠더리스 패션은 바디라인을 강조하여 여성스러움을 드러내려는 기존 패션과는 달리,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성별의 구분 없이 입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남성들도 남성스러움을 강요받지 않고 자유롭게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션 아이템들을 착용하고 자신을 뽐낼 수 있다.


 이와 같은 젠더리스 룩은 패션 트렌드를 너머 우리 사회의 '젠더 이퀄리즘', '젠더에 얽매이지 않을 권리'에 대한 요구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회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장과 넥타이로 모던한 룩을 입고 싶은 여성 독자가 있다면, 그리고 싱그러운 분홍색과 리본을 좋아하는 남성 독자가 있다면 젠더리스 룩을 당장 시도해보아라. 패션에서 '아름다움(美)'의 기준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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