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성의 과학 칼럼 6] 고기, 농장에서 키우지 않고 공장에서 만든다. 배양육

여러분은 2013년에 상영된 영화 <설국열차>를 기억하시나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우고 17년째 달리는 기차 한 대가 등장합니다. 기차의 맨 뒤 꼬리 칸에는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며 거지처럼 살고 있지요. 앞쪽 칸의 호화로운 생활과 달리 이들은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 형태의 단백질 덩어리만 먹고 삽니다. 영화에서처럼 환경오염된 지구에서 미래의 인간은 지금과는 다른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바퀴벌레, 애벌레 같은 것들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이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덩어리 말고, 더 나은 먹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배양육입니다. 배양육이란 소, 돼지, 닭의 근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6주간 배양해 식용할 수 있는 고기 형태로 만든 것, 또는 그 기술을 말합니다. 줄기세포의 만능 분화능력을 이용한 것입니다.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라 하여 실험실 고기’, ‘시험관 고기라고도 부릅니다. 시험관 고기는 콩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 인조고기와는 전혀 다른 진짜 고기입니다. 그런데 씹는 질감은 그런대로 흉내냈으나, 혈관이 없어 색깔은 붉은 기가 없고 맛은 좀 떨어집니다.

 

생명기술의 발전으로 만들어진 배양육은 기존 축산업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배양육의 생산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의 가축 사육 방식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은 최대 55%, 물은 96%, 온실가스 배출량은 96%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가축 사육에 필요한 토지도 99%나 줄인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적인 생산법이며, 또한 가축을 도살하지 않고도 고기를 얻게 됨으로써,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죄의식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배양육은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비가 높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발전할 수가 없겠지요.

 

이 배양육 연구는 네덜란드 정부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200만 유로(30억 원)를 지원한 진지한프로젝트입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제약회사나, 육류 가공업체들이 배양육 생산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기 배양 기술 발달로 생산비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퓨처미트사는 또 줄기세포로 고기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혈청’(혈액에서 추출한 투명한 액체)을 이용하지 않는 기술(무혈청 배양)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혈청을 사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바이러스나 알레르기 유발 성분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배양육 생산 기술과 시장이 크게 확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MBG그룹 또한 미래의 먹거리로 주목받는 배양육 분야에 2020년까지 1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 세포 배양 분야의 신기술을 확보하여 글로벌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우리 나라 기업이 당당히 선두에서 경쟁할 날이 오겠지요.

 

 

 

 

 

저에게는 인공고기들의 습격(한정희 기자, 2018.08.10.,축산경제신문)이란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배양육이 많이 생산될수록, 시골의 농자에서 자라는 소, 돼지, 닭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서 고기를 조금 덜 먹거나 다른 환경보호 방안을 열심히 실천하면 배양육이 필요없어지겠죠. 여러분들은 배양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칼럼소개 :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칼럼. 순수한 과학 학문, 새로운 과학 이슈, 일생활에서의 과학적 사실 등 다방면에서 소재를 찾아 그에 대한 지식과 생각을 공유하겠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기쁨, 글을 읽고 생긴 과학에 대한 호기심, 가끔은 새로운 다짐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는 칼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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