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외교통상 칼럼 9] 중국비즈니스를 위한 팁

무역에 의존하는 대표적 국가인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과 더불어 중국에 많은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 반도체를 시작으로 항공 식품, 화장품,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셀 수 없이 많은 무역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와 지리상 가까이 위치해 있고,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비슷한 문화와 습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대단히 큰 착각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확연히 다른 문화와 비즈니스가 중국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과 미래에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중국의 비즈니스 팁에는 무엇이 있을까?

 

 

 


1. 꽌시

중국과 비즈니스를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꽌시이다. 꽌시는 ‘서로 돕고 협력한다.’는 뜻으로 중국인들의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맥, 연줄, 청탁’을 의미하는 말로 과거에는 부정적 물질 교환이나 중국의 비합리적인 합의 방식이라고 폄하되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의미로 평가받고 있다. 꽌시는 오랫동안 중국사회를 움직이는 실제적인 시스템이자 동력으로써, 꽌시를 모르고서는 중국과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과 거래를 하다보면 친분관계에 따라 가격책정이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몇 달씩 걸리는 복잡한 일도 친분이 있는 사람을 통하면 며칠 내에 바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꽌시가 작동하는 실제 예이며, 중국과의 거래에서 꽌시가 중요시되는 이유이다. 때문에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중국에 투자를 하려고 할 때 꽌시를 잘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오로지 꽌시만 믿고 사업을 진행하다가는 더 꼬이고 낭패를 볼 수 있어 신중하게 행동해야한다.
  

 


2. 판쥐

판쥐는 연회를 일컫는 말로, 식사 자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판쥐가 중요한 것은 중국인들과의 교제의 첫 시작이 주로 판쥐에서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식문화를 매우 중시한다. 한번 식사를 할 때도 요리가 다양하고 양도 매우 많아 자연스럽게 늘 여럿이 모여서 식사를 하게 된다. 그렇게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고, 친구의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자연스럽게 꽌시가 형성된다. 비즈니스 역시 시작과 끝에 항상 판쥐가 있는데, 중국인 특유의 식사 문화 기본적 에티켓 등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식사자리와 술자리가 함께 이루어지면 2,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는 거의 없다.

 

3. 미엔쯔
중국에는 미엔쯔라는 것이 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체면’이라는 뜻이다. ‘체면을 위해서라면 고통도 감수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체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음식을 과하게 시키고 남기는 것을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 역시 음식의 종류가 많고 풍족해야 체면이 선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오랜 중화사상으로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체면과 명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상품이 있다고 해도 상대의 미엔쯔를 상하게 한다면 사실상 비즈니스는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약을 진행하는 과정이든 파기하는 과정이든 중국인을 대할 때는 반드시 상대의 체면을 존중해주어야 한. 회사에서 중국인 직원을 야단쳐야 할 때에도 공개적인 방식의 꾸중은 상대의 체면을 손상시키므로 좋지 못하다. 이처럼 중국인과의 관계에서는 항상 미엔쯔를 신경써야 하는데, 초대를 받았으면 바쁜 일이 있더라도 꼭 참석해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 좋고, 선물을 할 때도 상대방의 체면을 생각해 조금 화려하게 포장하는 것이 좋다.

 

 

 

 

4. 차부뚜어

 

차부뚜어는 ‘차이가 많지 않다, 비슷하다, 괜찮다’ 등의 뜻을 갖고 있는데 그 범위가 매우 넓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할 때 주의해야 하는 개념이다. 간단히 말해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적당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거래를 할 때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돌아오는 단어가 바로 차부뚜어이다. ‘그 정도면 괜찮지 않아?’하고 되묻는 식이다. 중국인들과 직장에서 함께 일할 때도 차부뚜어로 인한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중국 직원들에게 일의 결과를 물어보면 자주 이 단어를 사용하는데, 일을 대충 해놓고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중국인들의 특성을 잘 몰라 상대를 비난하며 감정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중국인과의 관계를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앞서 중국인들은 자존심과 체면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다고 했는데, 자칫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 되려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차부뚜어로 인한 문제가 있을 때는 중국인과 논쟁을 하기보다는 인내하면서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다.

 

이렇듯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지 않는 이질적인 문화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사업이나 무역을 진행하는 데 있어 그들의 문화를 무조건 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지고 우리에게 이질적인 부분이 있듯이 그들에게도 받아들이기 힘든 우리만의 문화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세계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로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그들을 포용하다 보면 그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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