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은의 인문학 칼럼 4] 문학으로 사회를 본다-우리나라 情은 어디로?

서울 1964년, 겨울에서부터 지금의 1인 가구 증가로 이어지기 까지

서울 1964년의 겨울은 유난히 더 춥고 쌀쌀했다.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쌀쌀한 겨울의 날씨 만큼이나 서로에게 차가웠다. 김승옥 작가의 작품 <서울 1964, 겨울>은 현실에서 소외된 고독한 세 인물이 서로 무심하게 만나고 헤어지는 사건을 통해 사회적 연대성을 잃은 현대인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1964년 겨울의 밤, 선술집에서 안과 가 만나면서부터 이 소설이 시작된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영양분이 없는 비타민 같다. 영양분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비타민처럼 이들의 대화도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를 한다. ‘파리를 사랑하세요?’부터 시작해서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등등 결코 자신의 대해 드러내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알고 있는 것, 느꼈던 것 만을 주고 받는다

 

사내의 행동에도 주목해볼 부분이 있다. 사내의 아내는 급성 뇌막염으로 죽고 말았다. 그런데 사내는 아내의 시체를 팔아버리고 4000원의 돈을 얻게 된다. 이러한 사내의 행동은 인권의식이 성장한 지금의 관점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비인간적인 행위이다. 안과 에게 이 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으며 오늘 저녁에 다 써버리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안은 얼른 쓰십시오.”라고 대답했고 사내는 이렇게 말한다

 

이 돈이 다 없어질 때까지 함께 있어 주시겠어요?"

 

그리고 세 사람은 승낙한다. 딱 돈에 의해 유지되는 관계 같다. 자본주의는 모두 이렇게 속물적일까? 유럽의 자본주의는 시민윤리와 함께 천천히 발달하였지만, 미국은 빠르게 규모만 발달하여 윤리 의식이 정립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자본주의처럼 급속도의 성장을 지향했다. 자연스럽게 미국의 자본주의를 닮아 황금 만능주의가 생겼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향한 곳은 여관이었다. 이 곳에서 했던 안과 의 행동은 그 당시 왜곡된 개인주의의 심화된 양상을 보여준다. 사내가 혼자 있기 무섭다고 벌벌 떨며 말하는 것 뿐아니라 여관에서 모두 한방에서 잤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은 모두 사내가 자살을 암시하고 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안은 각각 자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안과 는 마치 달아나는 듯 떠나버린다. 안은 사내가 자살할 것임을 예상했음에도 도와 주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외면해버렸다. 역시 소설의 마지막, 안이 내다 보았던 겨울의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사람들은 날카로운 가시를 품은 채 서로에게 무관심했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눈처럼 다가가기에는 너무나도 차가운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살았던 2017년의 겨울은 1964년의 겨울만큼 쌀쌀하다. 그리고 지금, 2018년의 여름은 무더운 열대야가 계속되어도 사람들의 마음은 겨울만큼 차갑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0년의 1인가구 비중인 15..5%에 비해 2010년에는 23.9%로 증가하였고 2016년 통계에서는 27.9%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었던 개인주의와 인간 소외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기만 했지 결코 나아진 것은 없다. 옛날 우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였던 ()’을 다시 되살려 나가야한다.

 

 

 

 

칼럼 소개 :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며 사회를 형성하고 문화를 만든다. 김승옥 작가의 작품 <서울 1964년, 겨울>을 읽으며 인간 소외와 무관심의 문제를 보며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따뜻한 사회와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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