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은의 인문학 칼럼1] 빅데이터! '만능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감성적인 요소를 배제한 빅테이더… 이를 보완할 심층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면서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화두는 단연 빅데이터이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인 매켄지(Mckinsey)는 빅데이터를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의 데이터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하는 역량을 넘어서는 규모로서 그 정의는 주관적이며 앞으로도 계속 변화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과 전문가들은 빅데이터를 ‘만능열쇠’ 라고 보고있는 경향도 있다.

 

 

 

 

이렇게 빅데이터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승부 예측에도 빅데이터가 동원되기도 한다. 이번2018 러시아 월드컵 시작 전 독인 도르트문트와 뮌헨공대, 벨기에 겐트대학 연구팀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우승 후보를 예측하였다.연구팀들은 인공지능으로 10만회 이상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스페인의 우승확률은 17.8%이라고 전했다. 또한 독일은 17.1%로 스페인과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이며 브라질은 12.3%의 확률로 3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따라서  인공지능(AI)가 꼽은 유력한 우승 후보는 스페인과 독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많은 이들의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연구팀에서 빅데이터 분석으로 발표했던 우승후보 중 독일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또한 16강에는 진출했던 스페인 마저도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결과와는 다르게 개최국 러시아에게 패하였다.

 

도르트문트공대 등이 주축이 된 이번 분석팀은 인구 수, 국내총생산(GDP), 클럽 수 같은 정형 데이터와 각종 비정형 자료를 결합해서 분석했다. 발달된 기술 덕분에 과거에는 처리하기 힘들었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다소 오류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과거의 자료’에는 실제 현실에서 나타날 변수까지는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례로 연구팀들은 스페인이 대회 직전 감독을 교체한 것과 16강전에서 스페인의 상대 선수팀이 개최국인 러시아였기에 개최국 프리미엄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반영하지 못하여 이번 분석에서 오류가 생길 여지가 있었다. 독일 또한 예전과 달리 ​공격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를 볼 수 없었고 평가전에서 오스트리아에게 패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게도 고전했던 것을 보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당시의 전력보다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자료’로는 이러한 현재의 변수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번 월드컵에서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의 실패는 이때까지 빅데이터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심층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빅데이터의 한계점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 빅데이터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를 중시한다. 

 

즉, 그 사건이 일어난 이유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지만, 왜 그러한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두번째, 빅데이터는 경험주의자의 태도를 반영한다. 따라서 귀납적 사고보다는 연역적 사고를 한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는 인간에 대해 일정한 진실을 말해 줄 수 있지만, 그 사회의 맥락 속에서 자료를 해석할 수는 없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는 전략으로 ‘센스 메이킹’이 대두하고 있다. 센스 메이킹이란 인문학에 기초하여 실용적 지혜를 얻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식 사고와 정반대이다. 센스 메이킹의 기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프로네시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프로네시스’를 실용적 지혜라고 칭하였다. 이렇듯 센스 메이킹은 인간의 행동 뿐 아니라 그 행동이 폭넓은 문화적 맥락과 연관되는 양상에 중점을 두는 심층적인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와 같은 피상적인 데이터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미묘하면서도 끊임없는 변화를 감지 할 수 없다. 이번 월드컵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빅데이터와 함께 센스 메이킹을 통한 심층적 데이터도 사용하여 우리가 다른 많은 세계와 관계하는 형상을 파악하고 사회 속 맥락 안에서의 우리를 이해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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