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의 인문학칼럼 13] 역사는 더 이상 단순 암기 과목이 아니다

'한자'를 통한 '역사' 공부

역사란 과목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역사는 암기과목이다’, ‘연도를 달달 외워야 한다우리는 역사를 암기과목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 과목의 중요도는 시대에 따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변화했다.

 

예전에는 역사에 무지한 학생들이 많았다. 한 설문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은 ‘3·1운동을 삼쩜일운동 또는 삼십일운동으로 읽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정부에서는 한국사를 수능에서 필수적으로 응시해야 한다는 교육제도를 도입했고, 역사 공부의 중요성은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역사를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

 

역사 공부의 중요성만 크게 대두된 것이지, 가장 중요한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변한 것이 없는 까닭이었다. 과거 조상들의 피와 땀,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자는 취지였지만, 이는 결국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중국은 2002년부터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일본과는 독도, 위안부 문제로 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주변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하려 하고 있다. 우리가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현 학생들이 역사의 진짜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은 한자에 있다. 역사는 한자를 기반으로 한다. 한자는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부터 쓰인 글자이기 때문에 역사 사료도 대부분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역사 용어를 볼 때 그 단어의 한자 뜻을 안다면, 역사적 흐름이 단어 안에서 설명될 수 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진흥왕 순수비를 배울 때 순수비(巡狩碑) 한자어는 순행하다 순’, ‘정벌하다 수’, ‘비석 비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진흥왕순수비는 진흥왕이 변경지역을 정벌하고 세운 비석이라고 설명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설명할 때, 동양척식주식회사(東洋拓殖株式會社)에서 척식의 한자어(拓殖)넓힐 척’, ‘불릴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이 한국 산업 자본의 폭을 넓히고식량을 불린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지만, 사실 일본이 한국의 토지를 빼앗고 경제를 독점하려는 의도 하에서 설립된 것이라고 설명될 수 있다.

 

이렇게 한자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것은 역사 용어를 단순 암기하는 것보다 몇 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어의 한자 뜻을 보고 그 시대의 역사적 흐름을 생각해낼 수 있고, 이것이 역사 스토리로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단순히 용어를 암기하는 것보다는 스토리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다른 공부법에서도 증명된 결과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일일이 한자를 찾아가면서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역사를 배울 때 한 번이라도 한자를 들여다보고 그 뜻을 유추하면서 이 한자는 왜 이 단어에 사용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그냥 단순히 역사를 암기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앞으로 우리의 역사를 배울 때 그냥 용어 자체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왜 그 단어로 쓰였을까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은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사회의 현실, 문제점, 소식들을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전달하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 학생입니다. 학생의 시각에서 인문학을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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