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소녀답게 살기 프로젝트

소녀다운 것이란 뭘까? 미디어가 양산해내고 사회적으로 세뇌하는 소녀의 이미지는 허울과 같다. 분홍색에 예쁘고 보송보송한 피부에 마냥 순수하고 수줍어하고 조신한 괴상하게 만들어진 소녀의 이미지이다. 실제 여고에 다니면서 나와 내 친구들을 보면 앞서 말한 소녀의 이미지인 보송보송한 피부는커녕 성장호르몬의 폭주로 여드름과 개기름이 번들거렸고 머리를 이틀에 한번 감는 건 기본에다가 급식을 마구 먹고 2차로 매점을 가고 어떻게 보면 지저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가장 자유롭고 편한 생활을 만끽한다.


위스퍼의 #여자답게 캠페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캠페인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여자답게 행동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무엇일까.


여자답게라는 태그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내가 봐오고 겪어온 진짜 소녀시절이 아닌 긴 생머리에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은 여성이 얌전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연상한 나 역시 세뇌의 피해자이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긴 머리를 좋아하는가 하면 짧은 머리를 선호하는 여성도 있고, 치마를 좋아하는 여성도 활동성 좋은 바지를 좋아하는 여성도 있다. 이렇듯 여자답다는 것은 어느 하나도 규정짓기 어려운, 수많은 여성 각자의 나다움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초등학생이 화장을 하고 고등학생이 되면 쌍커풀 수술을 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해져있다. 초등학생이 화장을 하는 것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어린 여자 친구들까지도 외모에 집착할 수밖에 없게 만든 우리나라의 외모지상주의는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깊게 스며들어있다. 외모지상주의는 남성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굶으며 살을 뺀다는 베이스가 깔려있고, 여성들이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는 것이 사실은 자기만족이 아니라 남성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는 판단은 대체 누가 내릴 수 있는 걸까


물론 여성 청소년들이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는 문화는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미 사회는 그런 분위기이고, 그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얼굴을 치장하고 예쁜 옷을 입는 문화를 만들어냈다면 그냥 그대로 청소년들의 그 문화 또한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



여성들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내가 나답게 사는 것, 그게 바로 페미니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소녀인 당신의 모습이 진짜 소녀의 이미지라는 것을 사회에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는 그대로 소녀답게’, ‘나답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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