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의 패션 칼럼 1] 패션 산업의 이중성

패션의 이면, 추하기 까지 한 노동자 대우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저렴한 가격으로 남녀노소 찾게 하는 스파 브랜드. 패션 시장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브랜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유니클로(UNIQLO)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와 상부상조하는 스파 브랜드의 최대 이점은 트렌드에 맞춰 제작된 아이템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점인데, 이 저렴한 아이템들은 어떻게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다가올 수 있었을까.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이미지를 일부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정작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에게는 윤리적이지 못한 대우를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윤리패션 브랜드의 옷이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기 어렵다. 패션에 정말 관심이 많은 소비자가 아니라면 브랜드가 환경을 위해 어떤 소재를 사용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2013424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8층짜리 공장인 라나플라자의 노동자들이 건물 곳곳에 금이 가 위험하다고 항의하며 출근을 거부했다. 하지만 한 달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관리자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공장으로 들어가 일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나플라자는 무너져 내렸고, 공식 사망자 수 1136, 부상자 2500명의 피해를 낳은 대참사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의 공장 붕괴는 2013년 방글라데시 역사상 가장 큰 4가지 비극 중 하나였다.

 

저임금 하청 노동이 경제를 떠받치는 방글라데시는 패션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 1순위 국가지만 노조 설립을 저지당한 채 임금 후려치기식의 노동 착취를 행하는 브랜드들이 수백 개에 이른다. 그 목록에는 윤리 패션에 앞장 서고 있는 'SPA 브랜드'가 있다. 

 

지난 18일 윤리 패션을 지향하는 한 영국 패션 디자이너 아가타 코삭(Agata Kozak)는 시크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윤리적이지 못한 대우를 받으면 그것은 윤리 패션이 아니다. 결국 옷이라는 것은 사람이 만들고, 입고, 버리는 아이템이다. 윤리 패션의 시작은 옷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소비자들 역시 이런 점을 인지하고 의식 있는 소비를 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의 아티스트 Igor Dorbrowolski는 스파 브랜드 패션의 이면을 지적하며 광고 포스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은 꿈도 없이, 미래도 없이 노동을 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앞으로 우리 소비자가 어떻게 하느냐이다. 저렴한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 극적인 노동 조건과 어린이 착취, 불가능한 급을 통해 섬유 산업이 빚어낸 불행은 보이는 것 그 이상일 것이다 우리가 입는 옷, 그 과정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유익한 소비생활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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