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건너간 리버풀의 트로피

클롭감독의 끊이지 않는 웸블리와의 악연

지난 10, 도르트문트 감독에서 리버풀의 감독으로 직책을 옮긴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넉 달 조금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찾아온 영국 무대에서의 첫 우승 도전 상대는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로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과 맞붙게 되었다. 클롭 감독은 영국 무대 첫 우승이 코앞에 있다. 그리고 펠레그리니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결정적 기회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클롭 감독의 패배였다. 지난 29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린 리버풀과 맨시티의 2015/2016 캐피털원컵(이하 리그컵)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리버풀은 실점 이후 후반 막판 필리페쿠티뉴의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만들었으나,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13으로 패해 준우승의 쓰디쓴 축배를 들어야 했다. 이 경기를 우승하여 리버풀이 챔피언이 되었다면 지난 10월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으로서는 꽤 이른 시간에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시킬 좋은 기회였다

 

현재 리버풀은 로저스 감독이 경질될 때의 순위에서 한 계단 위인 9위에 위치하고 있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첫 경기였던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 18라운드 경기에서부터 이후 755패를 거둬 승점 26점을 확보하였다. 그리 좋은 기록은 아니었기에 이번 리그컵에서 우승한다면 그나마 만회할 수 있었던 셈이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리버풀이 2012년 리그컵 우승 이후 다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록이 없어서 리버풀팬들과 선수들은 우승에 대한 욕심과 투지가 남달랐다. 리버풀 구단은 결승전 단 한 경기만을 위하여 특수 유니폼을 제작할 만큼 욕심이 많았던 경기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클롭 감독에게는 장소도 색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장이었다. 지난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같은 나라의 클럽팀이자 라이벌인 바이에른 뮌헨과 웸블리 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쳤을 때도 결과는 1-2로 패하였던 기록이 있다.


맨시티와의 경기 이전 펼쳐진 미디어데이에서는 클롭 감독이 3년 전 웸블리의 기억을 "내 인생 최고의 날이자, 최악의 날"로 당시를 회상함과 동시에 "웸블리는 훌륭한 경기장"이라는 말도 덧붙이며 웸블리와의 악연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지였지만, 이번 승부차기 패배로 인하여 더 깊은 악연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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