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진의 Human In Sports 10] 새벽을 깨우는 남자, SPOTV 김명정 캐스터 단독 인터뷰

테니스부터 축구까지...만능 베테랑 캐스터 김명정을 만나다

“Human In Sports Project HIS Project)는 그라운드 위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만을 바라보는 스포츠 팬들에게 스포츠 내의 다양한 직업들을 알려줌으로써 스포츠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위한 스포츠 직업인 단독 인터뷰 기사입니다."


"슛~ 깨끗합니다!" 날이 갈수록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증가함에 따라, 스포츠 경기 중계 수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계되는 종목에 대한 전문지식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해설자를 보조하며, 경기 흐름을 부드럽게 전달해주는 스포츠 캐스터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지난 27일, 상암동 내 한 카페에서 만난, SPOTV 김명정 캐스터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포티비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스터 김명정이라고 합니다. 시청자의 다양한 기호 및 요구를 맞춰드리기 위해 스탭들과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캐스터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예전부터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 소재들 중 가장 와닿았던 것이 스포츠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이 스포츠라고 생각 했거든요. 그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TV를 워낙 좋아해서 그때 봤던 스포츠 중계들의 여운이 저에게 큰 영향을 줬던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일이 제가 가장 잘하고,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웃음)."

- 올해로 방송 10년차가 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회가 어떤지?

"네, 정확히 말해서 스포츠 중계는 8년차가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단지 제 스스로가 즐기기 위함이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시청자 분들께 집중하게 되고, 시청자 분들께 초점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방송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서 더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방송 10년차가 되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제가 중계하는 스포츠 종목들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캐스터와 아나운서의 정확한 차이는 무엇인가요?

"국가별로 조금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아나운서가 더 큰 범위에 속해있죠.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분리되어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캐스터는 스페셜리스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방송국에서, 스포츠 하이라이트 및 소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인 <스포츠 타임>에서 아나운서가 말을 하면 앵커라고 불리죠.

대부분 아나운서가 연차가 쌓이거나 인정을 받으면 특정 분야의 캐스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캐스터는 단지 묘사만 해주는 역할이었다면 현대의 캐스터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야하고, 심지어는 방송의 에디터 역할까지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개념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의 스포츠 캐스터들과 전혀 다른 전공을 공부하셨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다들 정답이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웃음). 저는 청소년학과를 전공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겁니다. 오히려 청소년학과에서 공부하면서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젊은 감각을 유지할 수 있고, 청소년들의 트렌드를 잘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학과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특정 학과라고 해서 제가 하는 이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학과가 되었든 그에 따른 장단점이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국문학을 전공했다면 문장을 간결하게 쓸 수 있을 것이고, 정반대로 공대를 전공했다면 자료수집에 재능을 보였겠죠. 단,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사랑해야하는 것은 필수입니다(웃음)." 


-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중계하다보면 헷갈리지 않으신지? 극복법은?

"헷갈리죠(웃음). 예를들면 축구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페널티 에어리어는 생각이나는데, 농구에서의 페인트 존이 기억이 나지 않은 경우가 있었어요(웃음).

하지만 여러 종목을 중계 하다보면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빨라지고 금방 그 템포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계속,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일단은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이든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는 것, 그것이 제가 헷갈리지 않고 중계를 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 좋은 목소리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물 마시고 잠을 많이자는 것? 정말 이것 말고는 제가 드릴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저는 캐스터 중에서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캐스터들 사이에서 차별화를 두고자 현장감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그 때문에 시끄러울 수도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방법으로 목소리 관리에 항상 신경써왔으며, 최대한 현장감있게 중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중계를 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경험입니다. 감독, 선수, 캐스터, 해설 모든 것이 경험으로부터 완벽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정말 한 경기라도 더 해보는 사람이 승자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모든 상황이 똑같아 보일수 있지만 막상 중계를 해보면 하나하나 전부 다르거든요. 방송사고도 내본 사람이 더 잘하는 거죠(웃음)."

- 가장 기억에 남는 중계는?

"가장 기억에 남는 중계라고 하면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경기이자, 제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중계가 가장 기억에 남고, 맨체스터 시티와 비야레알의 챔스 중계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NBA에서는 워리어스가 트로피를 올렸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이덕희 배 테니스 대회에서 정현 선수의 형인 정홍 선수의 중계를 망친 경험이 기억에 납니다(웃음). 자랑은 절대 아니지만, 그 당시 봤던 어린 정현 선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 NBA를 중계하는 캐스터로서 실제 스타들을 본 소감은 어떤가요?

"저는 앤드류 위긴스와 데릭 로즈, 커리 형제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을 만났다는 기억보다는 시청자 분들께 어떻게 전달해야할지에 대한 걱정과 떨림 때문에 아쉽게도 선수들에게 집중하지 못했고, 그 점이 아직도 아쉽습니다(웃음)."

-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지금의 콘텐츠들을 넘어, 제 개인적인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현장 중계를 지금보다 더 많이 하면서 좋은 경험들을 쌓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꾸준히 중계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언젠가는 제 이름으로 된 쇼를 진행해보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기도 합니다(웃음)."


- 캐스터를 꿈꾸는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포츠 중계를 최대한 많이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세세하게 모든 순간을 기록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저 열심히 경기 보신다면 그날 본 하나하나의 잔상들이 훗날에 큰 자산이 될 겁니다.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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