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의 의학/시사/심리/광고 칼럼 1] 사랑만으론 부족해요

사랑과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개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친숙한 동물이다. 몸에 물을 적셔 불 속에서 잠든 주인을 구하는 의리 있는 개가 등장하는 동화는 나의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아 있다. 이런 기억에서 일까? 나는 동물 중 유독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애견 카페, 애견 미용실, 애견 학교 등 반려견을 위한 곳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는 강아지는 집을 지키는 존재의 의미를 넘어 가족 구성원으로서 그 위치가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핵가족 시대를 지나 1인 가족 시대라는 요즘, 결핍된 관계욕구를 충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의 집에도 시츄 이가 내 동생 역할을 한다.‘이는 동물이 아닌 가족이다

 

그러다 보니 콩에게 그 마음을 소홀하게 할 수 없다. 때론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어 내가 질투하기도 하지만 콩이의 애교로 질투는 길게 가지 못한다. 이 기쁨에 가족 구성원을 더 영입을 하고 싶지만 그 마음을 굳히기는 그리 쉽지 않다. 반려견과 함께한다는 것은 핑크 빛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정성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콩이도 가족이 되고 난 뒤 핑크 빛만 있던 건 아니다

 

2번의 수술 그 외 시술, 피부염 치료 등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가족들은 같이 아파하고 기도하며 그 시간을 함께 보냈다.그리고 콩이는 그때마다 고맙게 잘 버텨주었고 지금은 건강하게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가족은 힘든 시간에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 함께 버티고 지나감으로 그것으로 족하다.가족이니까, 그뿐이다.그렇게 콩이는 진짜 가족이 되어 같고 이제는 가족 구성원으로 그 몫을 다하고 있다.

 

 

기쁠 때는 당연하고 무엇보다 힘든 상황에 같이 아파하고 기다리고 기도하며 그 과정을 당연하게 함께 한다.그렇게 콩이는 우리와 가족이 되었다사실 그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기에 새 가족을 맞이하기 전,더 심사숙고 하게 된다.그리고 우리 가족은 가끔 케어’(구 동물사랑실천 협회)에서 운영하는 구호동물 입양센터를 찾아 얼마나 준비되어 가는지 가늠해 본다.

 

케어’(구 동물사랑실천 협회)는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시민의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동물 보호단체이다. 전국적인 동물 구조 활동과 보호소 운영, 입양센터 운영 등을 내용으로 활동 중이다. 내가 방문한 곳은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입양센터 중 한곳으로 서울 답십리에 위치한다.이곳에 있는 유기견들은 겉으로 봐서는 다른 강아지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물론,이곳은 그나마 입양 될 만한 아이들을 선별하여 관리하는 곳으로 아이들의 상태는 대체로 양호하다.사람을 따라다니며 강아지, 집에 앉아 밖을 살피는 강아지,무서워 의자 밑에 눈만 보이는 강아지 등 그 수는 많지 않지만 모습은 다양했다.

 

이 강아지는 자신의 관리 능력이 없는데도 반려동물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주인들(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조된 강아지예요. 구조할 당시 그 환경이 너무도 취약했지요. 움직일 틈도 없는 좁은 공간에 강아지들이 오물과 곰팡이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구조했어요.그래서 그런지 이 아이는 놀 줄도 모르고 저렇게 앉아만 지네요라며 자원봉사자가 말했다.

 

 

이 사연을 듣고 강아지들의 눈을 하나하나 살피니 그 눈이 슬퍼 보였다.한 강아지는길에서 헤매는 이 아이를 한 학생이 데려와 보호했어요. 그리고 주인을 찾았지만 데려가길 거부했어요. 몇 차례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답니다. 버림받은 거지요. 얌전한 아이인데 안타까워요. 더 이상 상처주지 받지 않을 따뜻한 가정으로 가길 바라지요라는 사연을 가지고 있다.‘이렇게 예쁜 강아지를 어떤 이유로 데려가길 거부했을까?’궁금했다. 그리고 강아지를 처음 어떤 마음으로 입양했는지 묻고 싶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 생각한다는 말은 참 그럴 듯하고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책임감이라는 말을 더하면 그 느낌이 달라진다. 무게감과 신중함이 그 따뜻함에 물을 탄다.이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뻐서 키우고 허전해서 키우고 자기 중심으로 반려견을 키우지만 정작 그 힘든 과정까지 책임지지 않는다.가족은 힘들다고 버리지 않는다. 책임감은 정말 반려견을 키우는데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말이다. 우리가 이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에서 유기 동물 문제가 시작된다.센터 내,자원봉사자의 말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버려진 개들로 문제가 되고 있다.

 

버려진 개는 무분별하게 번식을 하고 또다시 버려진 개들이 된다. 그 수는 급속히늘어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또한 버려진 개들은 관리가 되지 않아 이름모를 병을 전염시킬 수 도 있다. 거리는 배고픈 개들의 쓰레기통을 뒤진 흔적으로 어지럽혀지고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이와 같은 이유로 유기견은 구조되어도 일정기간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 시킨다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멀쩡한 생명이 이유도 모른 체 죽음을 당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병들어 버려지고,돈이 들어 버려지고, 말 못하는 동물들이 사람들의 편리에 따라 버림 당하는 것이 너무 가엽고 억울하다

 

동물을 물건과 같이 취급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나는 미안함을 갖는다.‘그나마 버려져 구조되고 치료받아 다른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은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해본다.“구조된 동물보호소에는 동물학대의 모습이 그대로 보여진다라는 봉사자의 말에 한번 더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더한다.

 

생명은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이 집에 다닐 때부터 배웠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서 만난 생명을 보며 우리는 그 배움과 다르게 살고 있음을 알았고 더 이상 이 무책임한 행동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사랑만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한다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한다는 것은 오히려 희생과 헌신의 마음 자세가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또 다시 느꼈다. 우리 가족도 새 가족의 입양을 앞두고 스스로 자격요건에 부족함은 없는지 한 번 더 점검해 봐야겠다. 그리고 콩이와 함께한 웃고 울던 시간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야겠다. 가족을 만난다는 기대와 즐거운 마음으로 방문한 동물 입양센터는 그보다 앞서 더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다.

 

경기도 청소년 미디어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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