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의 문화 칼럼 1] 작가와의 만남: 김영주 작가편

작가를 만나다.

청소년소설인 <Z 캠프>의 작가인 김영주 작가님을 만났다.
 
<Z 캠프> 책은요..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린이 · 청소년을 위해 글 쓰는 걸 더 좋아한다.. 〈하얀 쥐 이야기〉로 MBC 창작 동화 대상을 받았고, 쓴 책으로《고추 떨어질라》《임욱이 선생 승천 대작전》《엄마 이름은 T-165》《조광조와 나뭇잎 글씨》《Z 캠프》 등이 있다.. (알라딘 참조)
출판사:사계절
 
줄거리 : 학교에서 투신자살한 민선이의 죽음 후 학교폭력으로 조사받는 7명의 아이들, 다은, 도담, 정현, 규리, 태은, 혜진, 그리고 유택. 학교의 이사장은 교화라는 명목으로 그들을 정체불명의 캠프로 보낸다. 알고 보니, 그들은 청소년 시기에 발현하는 z 바이러스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정부 기밀의 z캠프에 보내진 것! z 캠프 안에서 바이러스의 증상은 서서히 발현하고, 아이들은 품고 있던 비밀을 하나하나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과연 민선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은 무엇이고, z 캠프에 보내진 그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가와의 만남>-김영주 작가를 만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영주 작가님은 질문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답해주셨다. 자신의 소신과 창작의 과정을 또박또박 풀어놓는 작가님의 얼굴에는 동화와 청소년소설에 대한 사랑이 따뜻하게 묻어났다. 앞으로도 계속 책을 쓰면서 살고 싶으시다는 김영주 작가님과 함께한 유쾌한 시간을 남김없이 기록했다. 
 
1. Z 캠프에서 좀비라는 소재를 차용하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좀비라는 소재가 대중예술에 사용된 역사는 꽤 오래되었어요. 1968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다음부터 좀비가 등장했죠. 여러분이 본 영화에도 좀비가 나오죠? 최근 영화로 부산행도 있고요. 아무튼 저는 무서운 영화나 책을 어렸을 때부터 무척 좋아해서 즐겨 보았어요. 그러다 문득 좀비란 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은연중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청소년의 삶과도 무척 닮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청소년의 삶과 어떻게 연관 지을 수 있을까 하나하나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2. 그러면 청소년의 삶과 좀비를 연관 지을 수 있는 일을 찾아내신 건가요? 
 
처음에는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들어서 무척 헤맸어요. 안 되는 일인가 보다 생각도 했죠. 주변 중고등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찾아 듣다보니 조금씩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이 겪은 일들이 모티브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그냥 날 것으로 가져와 쓸 수는 없으니 많이 다듬고 각색해서 이야기의 소재로 쓰게 되었어요.
 
많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청소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시 친구였어요. 하루종일 학교에서 지내다 보니 주위 친구들과 사이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무척 괴로워 하더라구요. 왕따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 안에서의 인간관계라면 좀비에 빗대어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많은 왕따 사건 가운데 유독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 그 일을 모티브로 사용해서 <z캠프>를 쓰게 되었어요. 여학생 그룹 안에서 일어난 왕따 사건이었는데, 전학생 아이가 묘한 행보를 보이더라고요. 친한 아이를 자기가 나서서 더 괴롭히는 거에요. 그게 이상하고 이해가 안 가서 그 아이의 이야기를 차용했습니다.
 
3. Z캠프에서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캐릭터들은 어떻게 창조하셨나요?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주변 학생들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평소에 주변에서 보는 친구들의 생김새나 옷차림, 성격 등을 틈틈이 메모해 놓았다 써먹어요. 한 학생을 그대로 쓰는 경우는 없구요. 여기서 코 여기서 눈 여기서는 입 이렇게 따다가 완전 새로운 인물을 만들죠.(웃음)
 
z캠프에는 서도담, 박정현, 이규리, 정유택, 오다은, 구혜진, 엄태은, 김민선 이렇게 모두 8명의 아이가 나오는데요. 모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이죠. 박정현과 오다은이라는 두 인물은 실제 주변 인물을 강도높게 관찰해서 인물을 만들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모티브가 된 사건이 실제 사건이기 때문에, 민선이의 자살 부분은 순수 창작이지만, 그 사건의 주동자 역할을 했던 두 인물을 나름대로 심리분석해서 인물을 만들었습니다.  
 
4. 맨 마지막에 규리와 유택이만 항체를 얻게 되는데요, 제가 맞게 해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항체의 기원을 미안함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왜 하필이면 미안함이었나요?
 
미안함이란 마음을 다른 말로 바꾸면 사람다움 이라고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사람이라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그때 바로 그 잘못을 인정하고 돌아 나오면 된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에게 내가 저지른 잘못을 깨달았으면 당연히 미안한 감정이 생기겠죠.. 미안함이라는 것을 느낀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이나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즉, 서로 마음을 여는 가장 기본 단계라고 봤어요. 결국 이 글은 사람과의 관계 회복, 소통, 그런 것에 중심을 둔 글이니까요. 8명의 아이들이 자기만이 이유로 서로 진정한 친구 맺기에 실패한 실패담이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 아이들 중에서 그래도 유택이와 규리에게서 진정한 친구 관계 맺기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5. 이 책의 키워드는 따돌림인데요, 혹시 따돌림이라는 현상의 이유와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해결책이 있을까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학교에 강의를 갔을때, 그래봤자 따돌림이란 건 없앨 수 없다. 라고 쓴소리를 해 준 독자분도 있었거든요.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두고 보자. 괜히 아는 체 했다가 내가 왕따가 된다. 뭐 그런 소리를 많이 해주셨어요. 저도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 상황을 많이 보긴 했어요. 
 
저는 따돌림이란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가 사회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너무 극한의 상황에 몰리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고요. 하나마나 한 소리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학교, 책상에 앉아만 있는 시간을 많이 줄이고 공부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그건 당장은 안 될테고, 천천히 바꿔 나가야 하겠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들이 편하게 있을 곳이 학교 안에 꼭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위클래스도 좋고 도서관도 좋아요. 물론 학교 상담실이나 어른들을 믿지 못해서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어른의 역할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믿을만한 어른요. 마음 편한 곳의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그 안에 쉬러 온 아이들이 그 속에서 새로운 친구 관계 맺기를 하는 거죠. 이야기를 하다보니 달리 뾰족한 방법이 떠올지 않아서 마음이 답답해지네요.
 
6. 평소 캐릭터나 소재를 어떻게 구성하고 구체화하시나요? 떠오른 캐릭터/소재를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주변 사람의 성격과 모습을 메모하거나 그림으로 그려놓았다가 나중에 작품 쓸 때 꺼내서 사용한답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생각나는대로 메모를 해놔서 자료를 많이 잃어버렸어요. 어디다 메모를 해놨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죠. 요즘엔 노트를 지정해서 그 노트에만 쓰고요. 밖에 그 노트를 안 가져갔을 때는 작은 종이에 썼다가 집에 와서 노트에 붙인답니다.
 
7. 작업과정이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생활을 하다 보면 문득 쓰고 싶은 소재나 주제가 떠오릅니다, 그러면 다음 과정으로 그 이야기를 정말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요. 머리속으로 이야기의 얼개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면 대강의 이야기 얼개가 떠오릅니다. 그다음에는 시간을 들여서 얼개를 다듬는 작업을 해요. 전 이야기의 뼈대인 얼개를 완성하면 대걔 그대로 글을 쓰는 편이라 얼개를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작품마다 걸리는 시간이 다 달라서요. z캠프를 예로 들면 좀비라는 소재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얼개를 완성하기까지 일년반 정도 걸렸어요. 
 
8.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생각을 많이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상상, 공상 뭐든지요. 사회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요.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을 잘 관찰하는 게 작가에게는 커다란 재산이 됩니다. 결국 글에 담기는 것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니까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아는 것 같아요. 세상의 일을 자신의 시각으로 풀어낸 것이 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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