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현의 예능시사칼럼1] 보고 싶은 예능, 봐야하는 예능 1편

나의 우상 나영석.

나는 PD가 꿈이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단순히 시청자의 입장이 아닌, 미래에 방송을 제작하는 입장에 서서 여러 생각을 하는 편이다. 내가 이 꿈을 가진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길지 않았던 시간 동안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방송 산업은 수없이 변화했다. 이 글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본 방송 산업에 대한 나의 생각과 PD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내 가치관이다.

 

요즘은 ‘아프리카tv’, ‘youtube’처럼 1인 방송 체제의 개인 방송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 방송에선 ‘BJ', 또는 ’유튜버‘로 불리는 방송인들이 제작은 물론 기획, 편집, 출연 등 방송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고 있다. 이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수십 명의 방송 관계자와 출연자가 존재하는 방송사의 프로그램 제작 과정과는 반대되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미래에는 PD라는 직업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방송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에 비례해서 방송국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인데, 이는 개인 방송으로 대체할 수 없는 뉴스, 다큐멘터리 등 시사 방면의 프로그램보다는, 개인 방송으로 대체가 가능한 예능 프로그램에 한정된 이야기다. 그렇다면, 예능 프로그램은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인가? 나는 PD의 꿈을 키우며 가장 존경하게 된 나영석 PD를 통해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영석 PD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먼저, 그는 처음부터 PD가 꿈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대학교도 연세대 행정학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우연히 연극반 활동을 시작하게 되고  중에서도 코미디 계열 연출을 맡을 때가 스스로 가장 즐거웠다고 하여 예능 PD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KBS에 입사하여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나게 됐고,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PD가 되었다. 

 

그는 1박 2일의 메인 PD 시절 ‘나쁜 PD 나영석’이라는 별명이 생길정도로 출연자들을 힘들게 함으로써 자극적인 재미에 집중하는 PD였다. 하지만 그 후 CJ E&M으로 이적하여 ‘꽃보다 시리즈’, ‘삼시 세끼 시리즈’, ‘신혼일기’등 자연적, 생리적 일상을 소재로 하는 자극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적하기 전과 후의 방송 스타일이 이렇게 다른 것은, 아마도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그가 원하는 방송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적 후 그의 예능 프로그램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연예인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가상의 이미지(연예인으로서 자신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를 빠르게 소비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수개월 전 ‘강남’, ‘강균성’과 같은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이용하여 예능에서 모창이나 장기자랑 등 개인기의 형태로 그 이미지를 빠르게 소비하여 지금의 방송에선 찾기가 힘들다. 

 

이러한 연예인들의 이미지 소비는 연예인의 입장에서도,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연예인들은 자신이 빠르게 소비한 이미지 때문에 방송 출연을 할 수 없고, 방송사 또한 대체할 수 있는 연예인을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다르다. 그의 대표작인 ‘꽃보다 시리즈’에는 기존의 예능인들이 출연하지 않는다. 대신 이순재, 신구 등의 원로 배우들이 출연한다. 즉 ‘예능에서의 이미지 소비’가 없었던 연예인들이 모여 ‘가상의 이미지 소비’ 없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영석이 추구하는 방송은 이미지 소비가 없었던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그들에게 가상의 이미지를 소비시키는 방식보다는, 그들의 내면에 있는 인간성 넘치는 재미를 뽑아내며 연예인들에게 부담을 없애는 방식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러한 것 중 대표적인 예로 ‘삼시세끼 어촌편’을 들고 싶다. 초반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에는 배우 ‘차승원’의 역할이 크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게 만든 소재는 배우가 만든 가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차승원이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었다. 

 

요리도 잘하며 입담도 좋고 신기한 면 또는 그의 생활적인 방면에서 매력을 느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 지켜보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나영석의 예능은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출연자의 매력을 끌어낸다. 

 

이 글은 나영석 PD의 세 가지의 특징과 나의 신념을 적은 것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길어져서 1편과 2편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어봐 주셔서 감사하고, 2편은 1편과 동시에 올라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칼럼소개: 예능, 방송에서 볼 수있는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본다는 개인의 철학이 담아 쓴 칼럼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