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칼럼

[류호진의 스포츠 칼럼 12] '리그 23경기 3출전' 이청용, 이제는 선택해야할 때

3년째 벤치 생활,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은 왜 이렇게 추락했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청용 .


이청용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아래 EPL)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2017-2018시즌은 이청용에게 그 어떤 시즌보다 최악이다. 현재까지 23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단 3경기만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볼튼 원더러스 시절, 아스널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극찬을 자아냈던 이청용은 어디로 간 것일까.

박지성부터 박주영, 이청용 그리고 기성용까지, 한국 축구의 앞날은 어느 때보다 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지성을 이은 이청용과 박주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이청용은 과거에 비해 현재 가장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박주영 역시 기대 이상의 활약은 보이지 못했지만, 현재에는 국내 복귀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청용 다르다. 크리스탈 팰리스로 둥지를 튼 이후로부터 4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그라운드보다 벤치가 더 익숙해진 것이다. 한때 전 국민이 주목했던 이청용. 그는 왜 이런 최악의 상황에 마주하게 된 것일까.

이청용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힌 톰 밀러 .


끔찍한 부상으로 시작된 추락

청용은 국내에서도 연령별 국가대표 등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으며 볼튼 원더러스의 핵심 선수로 주목받고 있었다. 또한, 독일의 유명 언론사가 선정한 한국인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뿐 아니라 유럽 현지에서도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2011-2012시즌, 프리시즌 기간에 당시 5부리그에서 활약했던 무명 수비수 톰 밀러에게 살인태클을 당하며 정강이뼈 골절로 선수 생활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부상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청용의 하락세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끔찍한 부상 이후 가까스로 복귀 했지만 그 이후에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선수 생활에 있어서 끊임없이 발목을 붙잡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무명선수인 톰 밀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현재까지도 끊이질 않고 있는데, 톰 밀러는 현재 잉글랜드 4부리그에 속해있는 칼라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이다.     

리그 3경기 출전한 이청용 .


잃어버린 신뢰와 줄어드는 출전 수

이청용은 현재 팀 내에서도 출전 수가 가장 적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롭게 팀에 부임한 로이 호지슨 감독은 베스트 11만을 고집하기로 잘 알려진 감독이며, 최근 몇 명의 불필요한 선수들을 방출할 것이라는 공식적인 발표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팬들의 입장은 더욱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최근 이청용에게 주어진 출전 기회에서마저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치명적인 실수까지 범하면서 코칭 스태프들에게 뿐 아니라 현지 팬들의 신뢰마저 잃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청용을 바라보는 크리스탈 팰리스 팬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지금이라도 새로운 팀을 찾으면 과거의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위로를 건네고 있다.


유럽 잔류에 대한 강한 의지

물론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찾는 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번리 등 다양한 중하위권 팀과 2부리그 구단들이 임대 이적 등의 형식으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왔고, 심지어는 친정팀인 볼튼도 그의 재영입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최근 2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풀럼FC의 이적설이 나오긴 했지만 사실상 국내 복귀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는 이청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잔류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어서 국내 복귀가 성사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부상 이후 폼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로서는 가장 중요한 출전 수까지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많은 국내 팬들은 그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환하게 웃고있는 이청용 .

우리는 언제쯤 그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오랜 축구 팬이라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유망주였으며, 대한민국의 희망이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끔찍한 부상 이후 계속해서 헤매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까지나 헤맬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그의 나이는 한국 나이 31세. 어느 정도 미래도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가 뛰어난 선수라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출전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과거의 그를 찾는 이들 역시 점점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이제 선수로서 어느 무대에서 활약하는지에 대해서 더 중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출전할 수 있는 기회에 중점을 둘 것인지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되었다.

많은 팬들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그 무대가 어느 곳이던지 이제는 환하게 웃으며 그라운드 위를 마음껏 누빌 수 있는 그의 모습을 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