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진의 Human In Sports 5] '평범하지 않은 중계하고파' 국내 최연소 임형철 해설가를 만나다

축구만이 원동력이었던 평범한 학생, 이른시기에 해설이 되다

“Human In Sports Project HIS Project)는 그라운드 위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만을 바라보는 스포츠 팬들에게 스포츠 내의 다양한 직업들을 알려줌으로써 스포츠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위한 스포츠 직업인 단독 인터뷰 기사입니다."


어떠한 분야에서 신기록을 달성한 사람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많은이들이 떠올리는 것과는 다르게 스포츠계에서 신기록은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국내 K리그부터 시작하여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심지어는 챔피언스 리그까지. 캐스터와 분별이 힘들정도로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해설가가 있다. 바로 SPOTV 임형철 해설위원. 하지만 막상 그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그의 재능보다는 나이를 확인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21세에 데뷔하여 '국내 최연소 해설가'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임형철 위원. 어쩌면 자신이 예상했던 시기보다고 훨씬 이른 시기에 해설가의 꿈을 이룬 그에게 최연소 타이틀은 큰 자랑거리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음은 지난 12월 24일 건국대학교 근처에서, SPOTV 소속 국내 최연소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형철씨와 나눈 인터뷰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에(2016년) 스포티비 공채를 통해 해설가로 데뷔하게 된 임형철이라고 합니다. 사실은 축구 기자 겸 칼럼니스트를 하고 싶었고 언젠가는 해설가를 하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도 이렇게 빨리 해설가라는 꿈을 이룰지 몰랐습니다(웃음). 하지만 제가 축구를 통해 얻는 에너지를 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해설가의 길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처음 축구를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기억에 남는 경기 중 가장 오래된 경기는 아마 2001년 한국과 스코틀랜드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 경기를 기점으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국내축구에 대해 자세히 접하게 되었고 약 10여년 전부터는 박지성 선수를 통해 해외축구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해설가가 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해설가가 되기 이전에 팟 캐스트를 통해 했던 방송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약 4년전인데, '주간 K리그' 라는 이름의 방송이었고 당시에는 아마추어들끼리 진행하던 방송이다보니 저 혼자서 온갖 역할을 다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노하우가 된 것 같아요(웃음). 또한 고등학생 시절 축구 책을 쓴 경험이 있는데 그 점 역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첫 중계는 언제 였나요? 그때의 심정은?
"첫 중계는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6년 4월 18일 K리그 챌린지 대구vs안양의 경기였죠. 현장 중계였고, 또 제 첫 중계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목소리를 전국민이 들을 수 있다니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우연하게도 그날이 야구나 K리그 클래식 중계가 겹치지 않는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중계를 봐주셨고, 경기 이후에도 많은 분들께서 칭찬을 해주졌고, 호평도 많이 나온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첫 중계가 잘 풀려서 지금까지도 잘 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그날 경기를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학업과 함께 해설가로 활동하려면 힘들지 않나요? 극복법은?
"힘든건 사실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방송국과 집의 거리가 꽤 있기때문에 새벽중계가 있는 경우에는 저녁 막차를 타고 약 2시간 일찍 방송국에 도착해서 미리 중계 준비를 하고 있죠. 중계가 끝나면 바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특히 팀플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할 때에는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이후에 집에 오면 다시 저녁이 되고 결국 그런 일상이 반복되고 있죠. 극복법이 따로 존재하기 보다는 그냥 축구 하나만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해설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웃음). 저는 방송국이 아니라 오히려 학교에서 버티자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

- 해설가가 된 후에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신기해하시죠. 본의 아니게 남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많이 모르세요. 어느날 학교에 갔는데 어떤 분이 제가 중계했던 경기를 돌려보고 계시더라고요(웃음). 근데 중계자가 저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계셨고요(웃음)."
- 최연소라는 타이틀에 대해 자부심 혹은 부담감은 없으신가요?

"일단 주변에서 프라이드를 심어주시려고 해요. 그리고 기대도 많이 하시죠.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부담감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만큼 책임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타이틀이라는 게 모든 걸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생각했을 때 타이틀은 그저 겉옷일 뿐입니다. 그 속에 어떤 옷을 입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것이 앞으로 제가 보여드려야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 해설을 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사실 모든게 다 중요합니다. 중계 당일 컨디션 관리를 포함해 발성, 톤, 사전 준비, 흐름 분석 등 뭐 하나 빼놓을 수가 없죠. 하지만 중계를 맡은 경기의 재미 요소를 잘 전달하는 것이 먼저인것 같습니다. 한 시청자가 두 시간 동안 한 축구 경기를 보기로 결심했다면, 그 경기의 재미  요소를 잘 전달해 두 시간을 알차게 즐기실 수 있게끔 하는게 중계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재미 요소는 경기에 임하는 주인공들의 스토리, 흥미로운 기록들, 플레이 성향, 전술, 흐름 분석 등 제때제때 재미를 더해줄 수 있는 요소들이 해당되겠죠."

- 중계할 때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비결은?
"관리를 해본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목소리가 굵었죠. 관리라면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높은 노래를 부른 것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 한 리그도 힘든데 다양한 리그에서 해설을 하고 계십니다. 다양한 리그 공략법은?

"준비하다보면 다 됩니다(웃음). 저 같은 경우에는 중계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다양한 리그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제 사례를 참고해 일반 팬 분들께 다양한 리그를 공략법을 추천해 드리자면, 우선 일정표에서 각 리그마다 본인이 보고 싶은 경기를 한 두 경기씩 선택하시는게 가장 먼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경기를 보기에 앞서 양 팀의 이전 경기들을 먼저 확인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전 자료까지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단순히 시간에 맞춰서 경기를 보는 것보다 경기 보는 재미가 훨씬 더 커질 것 입니다."
- 자신을 이끌었던 원동력은?

"원동력은 무조건 축구입니다. 사실 제가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감정을 유일하게 표현할 때가 축구경기를 볼 때 입니다(웃음). 정말 매 순간 위기는 축구가 재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향후 계획은?

"사실 궁극적인 제 꿈은 지금하고 있는 말(해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제가 꿈꿔왔던 글(기자와 칼럼니스트)로써도 성공하는 것입니다. 이 두 수단으로 제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축구 팬분들께서 이 사람이랑 함께라면 축구가 재미있다 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웃음)."
- 축구 해설가를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부분 단순히 이 일이 재밌어 보인다, 나에게 어울릴 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흥미를 먼저 가지실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이 직업을 깊게 탐구해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안정성이나 대우 같은 측면에서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른 내면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직업에 대해 여러 관점에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을 때에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다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때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전에는 '적당히' 라는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할 수 있을 때 적당히 한다면 언젠가는 후회하기 마련이죠. 정말 모든 것을 걸어보세요. 응원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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