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이의 엔터테인먼트 칼럼 11] 2017 하반기 e스포츠 주요 이슈정리

발로 이긴 게이머, 마재윤의 승부조작, 2017 올스타전의 패배

 

11월과 12월은 게임업계에 굵직한 뉴스가 있었다. 이 중 3가지 이슈를 전달한다.

 

1. 발로 이긴 게이머

 

124일 미국 LA에서 열린 ‘Zotac Cup(이하 조텍컵)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임홍규 선수는 중국 루오시안 선수와 게임을 펼쳤다. 임홍규 선수3라운드 내내 독특한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그 내용은 오히려 자신에게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초반에 드론한 마리를 스스로 죽여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고, 2라운드에서는 왼손 대신 왼발을 쓰는 발 컨트롤을 선보였다. 3라운드에서는 피아노 치듯 양손을 교차해 플레이를 하다가 뒤로 누워버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자신의 불리한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그는 루오시안에게 3전승을 거뒀다.

 

당연히 경기 후 논란이 거셌다. 재미있는 이벤트였다는 반응과 그래도 경기인데 너무 무례했다는 반응이었다. 임홍규는 사전에 현장 관계자에게 허락을 받은 퍼포먼스였음을 밝혔다. 하지만 조텍 중국지사는 모욕적이고 미개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더 나아가 조텍은 앞으로의 조텍컵에서 임홍규의 참가를 금지시키고 상대 선수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홍규는 사전에 허락을 받았고 루오시안이 원하면 사과도 하겠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애초에 이 경기는 정식 경기라기 보다 이벤트성 경기였다. 또한 그의 퍼포먼스가 문제가 되었다면 주최 측이든 선수 측이든 경기 진행 중 항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게임에서 3연패하고 게다가 상대가 퍼포먼스라며 패널티를 스스로에게 준 경기에 농락당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만약 루오시안이 경기에서 이겼어도 이런 항의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항의를 듣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허락받았다는 직원의 신상정도는 기억하거나 보다 철저하게 이메일이나 문서로 허락받은 사실을 남겨뒀더라면 싶다.

 

 2. 승부조작 마재윤의 석고대죄

 

과거 스타크래프트는 엄청나게 인기였다. 그 르네상스 전성기를 끝낸 장본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마재윤이 아프리카 개인방송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방송복귀를 하게 된다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진정성이 없다고 의심한다.

 

마재윤의 승부조작은 팬들을 등돌리게 만든 것 뿐만 아니라 스타 프로리그 폐지, 대기업 스폰서 철회, 공군프로게임단 폐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준프로 및 연습생의 기회 박탈, 게임캐스터, 해설자를 실직자로 만들고 게임방송국 폐지 등 파장이 엄청났다.

 

그는 승부조작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 사회봉사 120 시간을 선고받았다. 한국 e스포츠협회는 선수자격을 영구박탈하고 기록까지 삭제했다.

 

이러한 처분에도 불구하고 마재윤은 파문 1년 후 아프리카 TV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다른 게임도 아닌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면서 개인방송을 했고, e스포츠에 종사했던 사람들과 팬들이 방송 중지를 요청했지만 무시해버렸다. 게다가 조작처럼 자신에게 불리하고 민감한 단어를 쓰면 바로 강퇴를 해버렸다. 게다가 2013년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가 인터넷 방송을 멈춘 것은 다름 아닌 스타2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후였다. 한국 e스포츠협회는 승부 조작에 관련된 자들이 게임을 통한 개인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요청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그의 사과는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e스포츠 승부 조작도 다른 스포츠처럼 무거운 처벌을 통해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 게다가 e스포츠 선수들은 어리기 때문에 더욱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그와 같은 시대에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들 중 지도자가 된 이도 있고 연기자, 포커플레이어, 방송인, 공무원, 음식점 사장이 된 이도 있다. 그들도 마재윤처럼 게임을 직업으로 가졌던 사람들이지만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마재윤이 용서받을 방법은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노력을 해서 얻는 수밖에 없다.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루고 용서를 구해도 구해야 하지 않을까? 용서도 타이밍이다. 맨 처음 아프리카 TV에 나타났을 때 그 때 사과를 했더라면, 사람들이 적어도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았을텐데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다.

 

3. 2017 롤 올스타전 한국팀의 아쉬운 패배

 

지난 127~104일간 미국 LANA LCS스튜디오에서 2017 롤 올스타전이 열렸다. 올스타전은 팬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각 포지션 별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선수에게 투표를 하고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CK팀이 되어 올스타전에 나가게 된다.

 

2017 LCK팀 명단을 보면 탑은 삼성 갤럭시의 Cuvee, 정글은 삼성 갤럭시의 Ambition, 미드는 SKT T1Faker, 원딜은 LongzhuPray, 서폿은 LongzhuGorilla이다. 최강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LMS 올스타에게 패배하면서 조2위로 4강에 올랐지만 중국 올스타에게 무너지면서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 했다. 항상 승리만을 해왔기에 한국팬들은 패배가 익숙치 않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올스타전이지만 이젠 당연히 한국이 최강이다라는 공식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느낌이다

 

기자들은 일제히 충격또는 반성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자극적인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댓글을 보면 오히려 팬들은 차분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경기고, 내내 성적의 압박에 시달리던 선수들이 올스타전까지 욕을 먹는 상황을 안쓰러워한다.

 

반면 중국은 2주간 합숙 훈련을 했다고 한다. 우리팀은 1번만 맞춰봤다고 하니 차이도 있었다. 롤은 팀웍이 중요한 게임이다. 서로 다른 팀에서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경기를 해서 이번엔 팀웍이 안 맞아 패배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스타전 같은 기회를 통해 다른 팀 선수와도 경기를 해 보고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보면 얻는 것도 많았던 올스타전이 될 것 같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