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성의 과학칼럼 3] 기대되는 신소재, 거미줄 섬유

영화 ‘스파이더맨(Spider Man)’의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로 유전자 변이 거미에게 물린 뒤, 몸의 변화를 겪는다. 그 뒤 자신이 거미줄을 잘 다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미줄을 자신만의 무기로 삼아 멋진 수트를 입고 악당들과 맞선다.

 

 

 

 

여기서 거미줄은 매우 질기고 유연해서 악당들이 꼼짝 못하게 감기도 하고 주인공이 높은 곳에서 낙하할 때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는 거미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우리가 실생활에서 거미줄을 접하는 경우는 그저 길을 가다 모르고 나무에 거미가 쳐놓은 거미줄을 끊어버린 경험이 전부다. 그런데 만약 이 거미줄이 신소재로 개발되어 많은 분야에 쓰여 우리의 전반적인 생활에 쓰이는 유용한 존재가 된다면 어떨까?

 

거미줄이 신소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

 

거미줄은 매우 튼튼하고 잘 늘어나며 내구성이 강한데다가, 가늘고 가볍기까지해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큰 천연 소재이다. 철에 비해 5배의 강도를 지니고 있으며, 초경량의 뛰어난 신축성은 어떤 신소재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다. 거미줄로 만든 로프로 거대한 거미줄을 만들 경우 비행 중인 제트여객기를 낚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거미줄에 사용되는 단백질 성분을 이용해서 만든 운동화, 파카, 로션 등 신제품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 아디다스에서 거미줄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바이오스틸 섬유로 만든 운동화를 선보였다. 이는 다른 합성섬유보다 가볍고 튼튼하며, 폐기될 경우 토양에서 완전히 썩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인공 거미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거미줄 섬유가 보편화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거미줄의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거미 한 마리가 생산하는 거미줄의 양은 매우 적을뿐더러, 거미는 같은 공간에서는 서로 싸우기 때문에 대량 사육이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직접 거미줄을 가져다 쓰기보다는, 과학적인 방법들을 통해 거미줄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한 인공 거미줄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거미줄 유전자를 복제했다. 이후 거미줄 구조를 모방해 새로운 유기체를 만들려고 시도해왔다. 그리고 최근 다양한 생체 소재를 활용해 거미줄과 유사한 구조의 단백질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거미줄 단백질과 비교해 아직 짧고 단순한 구조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방향의 연구로는 거미의 유전자를 누에에 투입하여 거미줄의 특성을 가진 실크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기대되는 미래의 ‘스파이더 실크’ 시대'

 

미래에 기술이 발달해서 완벽한 스파이더 실크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대중화될 경우 기존의 섬유 산업부터 군수산업까지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아직은 이 변화의 완벽한 실현이 이루어질지 확실하지 못하지만, 나는 우리가 충분히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을 거치면 생명과학 기술은 현재보다 훨씬 발전되어 있을 것이고, 현재 우리가 상상한 완벽한 인공 거미줄은 현실이 될 것이다. 물론 비용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미래에 그만큼의 이익을 불러올 수 있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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