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인터뷰] ‘뇌과학’에 대하여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 뇌·인지과학과 문제일 교수 인터뷰

미래의 진로를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도유망한 직업이 무엇인지 누구나 관심이 많다. 현재의 직업이 사라지고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 생겨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 뇌·인지과학과 문제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급한 뇌 연구 주제는 치매 등 뇌 질환 극복’ ‘BMI 기술 고도화’ ‘뇌 이해 기반의 차세대 AI 개발’ ‘인간 중심의 뇌신경윤리 가이드 확립’ ‘미래 뇌 연구자 양성등이다.”라고 주장했다.

 

디지스트대학원 뇌·인지과학과 문제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의 뇌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될 만한 '뇌과학'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한다.

   

Q. 교수님은 감각신경계 기반 뇌융합과학, 후각 신경계를 주요 연구로 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분야에 관심을 둔 동기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뇌는 호기심이 많은 기관이라 외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늘 궁금해 합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에 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절이 있습니다. “인간이 뇌에 가할 수 있는 고통 가운데 가장 혹독한 거요. 뇌에 아무것도 주지 않는 거지요. 볼 것도 들을 것도 읽을 것도 주지 않고, 한마디로 뇌를 굶기는 거요. 우리 인간은 감각을 통해 정보를 얻는 즐거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가 없소. 아주 작은 자극이라도 뇌에 기쁨을 주어야 하오. 그것은 뇌가 빻아먹을 곡물을 주는 것과 같소. 인간은 스스로 의식조차 못하고 있지만, 감각의 자극에 관한 한 응석받이 어린애나 다름이 없소. 그런데, 만일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그 상시적인 감각의 축제가 중단되면, 우리는 너무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지요.” 


이처럼 외부의 정보를 감지하여 뇌에 보내주는 감각기관이 우리에게 또 우리의 뇌에 무척이나 중요하지요. 그리고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감지하는 감각기관 중에서도 후각기관은 다른 감각기관과 달리 감정에 밀접한 감각기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향을 맡으면 행복해지고 슬퍼지고 하는 것이죠. 또 아직 확실한 기전을 알려지지 않았지만, 향은 기억 속에 담긴 감정기억을 끄집어내는데 탁월합니다. 이런 이유로 내게 너무 흥미로운 감각기관이라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영국에서 공부를 하시게 된 이유도 알고 싶습니다


A. 영국에서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내가 공부하던 생화학이 태동한 나라여서 호기심이 있었고, 내가 유학을 준비하던 1980년대에도 역시 영국은 뇌과학을 매우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더 중요한 것은 관심 있는 분야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문의 역사를 함께 경험하는 것도 중요한지라 영국으로 유학을 결정하였습니다.

 

Q. 뇌과학 관련 전공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인가요? 우리나라의 현실과 다른 나라의 경우를 비추어 볼 때, 그 전망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우리나라가 뇌연구 후진국은 아닙니다. 세계 10위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뇌과학 관련 전공을 개설한 곳이 많지는 않습니다. 잎으로 신승환 학생처럼 호기심 많고 창의적인 학생들이 더 많이 뇌과학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뇌연구 분야에서 연구를 하면 뇌과학 관련 전공도 늘어나고, 우리나라가 저변이 탄탄한 뇌연구 강국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의과학이나 뇌과학을 공부하려면 의대를 가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을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뇌과학 분야라도 대학전공(의대, 공과대)에 따라 다르게 분류되는 것인가요?


A. 뇌과학은 융합학문이라 생물학이나 의과학 기반이 아니더라도 연구가 가능합니다. 공대에서 뇌연구하는 뇌공학도 있구요. 뇌과학은 뇌신경생물(기초 과학), 뇌의약학 (의료 관련), 뇌공학, 인지(인지과학 및 심리 포함)으로 나눠질 수 있어요. 이에 관련된 어느 분야에서 공부를 하더라도 뇌과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 어떠한 경험과 판단으로 결정하셨고 그것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A. 내 경우에는 머리를 비우고 마음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찾았어요. 가장 궁금한 일. 뇌에 정보를 자유롭게 넣고 빼는 일을 하고 싶었고(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그래서 뇌과학을 내 진로로 선택했어요. 그 이후부터는 하나씩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한가지 내가 후회하는 것은 뇌과학이 생물학뿐만이 아니라 물리학이나 수학도 탄탄해야 한다는 것을 내가 학생때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요즘 세계적인 뇌과학자는 수학전공자나 물리전공자가 많습니다. 뇌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이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좋은 뇌과학자가 되고 싶으면 수학과 물리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Q. 저도 교수님처럼 논리적인 글을 잘 쓰는 사람이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제가 쓴 글을 공감하면서 읽는 그런 꿈을 꾸는데 그러려면 어떤 습관을 가지고 준비해야할까요?


A.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 권하는 것은 일기 쓰기입니다. 가장 좋은 글쓰기 습관입니다. 하루에 본인이 생각하기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매일 쓴다면 대학에 들어갈 때쯤이면 아주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Q. 뇌과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책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A. 읽어보길 권하는 책은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에게(라몬 카할 교수)’ 참고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뇌과학자이며 정신적 멘토이고 이 책은 내가 가장 많이 읽는 책입니다. ‘컨넥톰(세바스찬 승 교수)’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뇌과학자입니다.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뇌를 연구하는 분입니다. 테드 동영상에 ‘I am my connectome’이란 편 한번 보세요.

 

마지막으로 문제일 교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뇌과학, 인지과학전공에 대한 소개를 했다.

 

Q.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KAIST, GIST, UNIT와 함께 국내 4개 과학기술원의 하나로,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학 및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곳입니다. 각 과기원마다 특성이 있는데, 우리 DGIST는 타 과기원과 차별화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융복합교육, 기업가정신교육, 리더십교육을 3대 교육철학으로 학부는 무학과단일학부체제로 4년간 하나의 학과를 전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공지식을 교육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타 과기원과 달리 학부전담교수를 모셔 학부생의 교육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대학원의 경우, 타 과기원들과 달리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물학과 등과 같은 기초과학 학과가 없고,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공학, 로봇공학, 에너지공학, 인지과학, 뉴바이올로지처럼 이미 다양한 전공분야가 융복합된 특화 전공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1세기 신기술은 다양한 전공분야간의 접점에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즉 다양한 전공분야간의 접점에사 만들어 지는 과학기술은 융복합이 반드시 필요하며, DGIST는 이런 미래 과학기술을 책임질 리더를 양성하는 과학기술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뇌과학이란?


뇌 신경계의 신경생물학 및 인지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미시적 또는 거시적 수준에서 뇌의 구조 및 기능의 근본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응용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뇌과학분야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분야간 통합 및 융합 연구 추세가 강화되고 있으며, 물리적 통합에서 화학적 융합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뇌연구는 융합과학기술분야 기반기술로서 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분야 등의 각 산업분야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뇌인지과학전공은?

신경생물학에 기반한 기초연구를 중심으로 인지과학 등 거시적 측면의 뇌연구와 다양한 타분야와의 융복합 연구를 아우르는 폭넓은 뇌 연구를 추구합니다. 또한, 뇌과학분야에 집중된 독자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국내외 뇌과학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대표적인 뇌과학분야 전문 인력은 대학과 연구기관, 관련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뇌질환 전문연구 인력, 뇌기능 분석연구 인력, 뇌대사체 분석연구 인역 등의 연구자와 제약회사 등 관련 기업체에 근문하는 연구인력 등이 있습니다. 우리 뇌인지과학전공은 이러한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뇌연구 발전 및 인류의 복지와 질병 치료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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