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 60년 만에 월드컵 못나가는 아주리 군단,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탈리아 축구에 미안하다", "내 축구 인생중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쥐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스웨덴에 합산스코어 0:1로 패하며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이탈리아 선수들이 남긴 말이다.  60년 만의 탈락에 부폰, 데 로시, 바르찰리는 줄줄히 은퇴를 선언하였고 이탈리아가 없는 월드컵은 그 가치를 상실하였다던 이탈리아 국민들은 큰 실망감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이탈리아는 초반부터 스웨덴의 골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마음만 급했다. 경기 막판에는 골키퍼 부폰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총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스웨덴의 골문을 열지 못하였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만을 펑펑 쏟았다. 


17/18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겠다던 수문장 부폰에게 이탈리아는 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조국의 1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역시 끝이 났다. 이런식으로 끝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박수를 받으며 푸른 유니폼을 벗고자 하였을 부폰에겐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다.



전통적 강호 이탈리아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지 못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사건의 발단은 7년 전 남아공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의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와 함께 세계 4대 리그로 불려왔다.


하지만 세리에A가 끊임없는 승부조작 스캔들에 연루되었고 그 타격이 대표팀에도 가해졌다. 내·외적으로 크고작은 사건이 있었던 아주리 군단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파라과이, 뉴질랜드, 슬로바키아와 함께 F조에 묶겨 수월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으로 보였던 디펜딩 챔피언은 2무 1패로 먼저 짐을 싸야만 했다.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승 2패로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되며 2회 연속 토너먼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탈리아는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G조에서 7승 2무 1패 승점 23점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스페인(승점 28점)에 밀리며 플레이오프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북유럽 강호 스웨덴을 만난 이탈리아는 1차전 패배를 2차전에서 만회하지 못하며 결국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게 되었다. 




부폰은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며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마티아 페린(제노아 CFC)에게 이탈리아의 미래를 부탁한다며 이탈리아 수문장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부폰의 특유의 안정감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부폰은 정말 축구팬에게 하나뿐인 존재였다.


결국 축구협회의 내외적 문제와 경기력 저하로 인해 2018년 러시아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아주리 군단은 볼 수 없어졌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국적의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2006년 월드컵 우승 이후 2010년, 2014년 월드컵에서 모두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여러가지 많은 일이 있었다. 월드컵 본선진출 좌절은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라며 아쉬운 성적을 따끔하게 지적하였다.



* [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는 경기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축구계의 트렌드를 알기 쉽게 읽어주는 축구 전문 칼럼입니다.


글솜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센스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발전하기 위해 저자세로 배워나가고자 합니다. 읽으면서 불편하셨던 부분이나 잘못된 내용, 다음 주제 추천 등을 메일(vamos_2002@daum.net)로 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