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연의 영화 칼럼 4] 당신의 <타이타닉>

유정이를 위해, 유정이에 의해. 반년 전에 올렸어야 할 <타이타닉>

 

 

 

모험의 카메론

 

<타이타닉>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개봉한 지 어언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타이타닉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하기까지 하다. 심지어는 영화가 상영될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내 친구도 타이타닉을 '인생작'으로 꼽는다.

 

<타이타닉>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모험이었다. 줄곧 스릴러, SF, 공포, 액션 장르의 영화들만 내놓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으로 그의 영화 역사상 첫 '로맨스'라는 발자국을 찍은 것이다. 그리고 그 발자국은 관객들의 마음속 깊이 새겨지며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타이타닉은 순이익만 8100억 원을 넘게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11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아직까지도 역대 영화 흥행 순위 5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명성을 자랑한다.

 

 

 

 

이토록 성공적인 로맨스

 

 

로맨스 영화가 타 장르를 능가할 만큼 엄청난 흥행을 불러일으킨 사례는 그리 흔하지 않다. 대표적으로는 <사랑과 영혼>, <보디가드>, <제리 맥과이어>, <타이타닉> 등이 있는데, 그중 1위는 단연 <타이타닉>이다. 타이타닉이 위의 쟁쟁한 영화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하 3가지 요소가 큰 역할을 했다.

 

첫 번째로 '신분을 넘어선 사랑'이라는 소재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TV에서 이 소재를 다룬 드라마를 쉽게 볼 수 있듯이, '신분을 넘어선 사랑'은 흥행공식의 마스터 키라고도 불릴 만큼 대중성이 높은 소재이다. 아마 이 공식의 시초가 <타이타닉>이 아닐까.

 

두 번째로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터미네이터>라는 역사적인 작품을 시작으로 <람보2>, <에일리언2>등의 액션 영화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액션 영화계의 거장으로 떠오를 때쯤 급작스럽게 로맨스 영화를 하나 탄생시켰다. 액션 영화감독의 로맨스 영화라니, 궁금해서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유혹이다.

 

세 번째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모이다. 역변의 아이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시절을 <로미오와 줄리엣>만큼이나 그지없이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이 바로 이 <타이타닉>이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그의 날렵한 턱 선이나 아련한 눈빛이 장면마다 녹아있는데, 그 누가 이 영화를 마다하겠는가.

 

 

 

 

영상미와 OST

 

 

본 칼럼의 사진들 몇 장만 봐도 알 수 있듯, 영화의 연출과 색감은 요즘의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영화 속 배경의 90%는 실제 배경이 아닌 CG 처리된 배경이다. 무려 20여 년 전의 CG 기술로 이렇게 예쁜 배경들을 만들어냈다는 건데,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역량이라는 것이다. 그는 <타이타닉>의 편집제작연출각본에 모두 참여하여 영화를 탄생시켰고, 당시의 영화계로부터 빼어난 영상미로 큰 찬사를 받기까지 했다.

 

OST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이다. 세계 3대 디바 Celine Dion의 <My Heart Will Go On>이라는 곡이 있어서 비로소 타이타닉의 뱃머리에서 잭이 로즈의 허리를 감싸고 로즈가 팔을 벌리며 바람을 만끽하는 명장면이 완성됐다. <My Heart Will Go On>과 위 장면의 조화가 없었다면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견뎌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비극이라서

 

 

아름다운 이야기는 항상 슬픈 비극이다. 그래서 더 감칠맛 난다. '해피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모두 살았으면 둘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며 계속 생각나게 한다. 특히나 이 안타까운 비극 중 위 사진 속 장면에서의 잭이 로즈에게 꼭 살아남으라고, 당신을 만났기에 타이타닉 티켓을 따낸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을 울렸을 법하다.

 

이처럼 영화에 있어서 관객들이 영화를 공감하고, 곱씹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그 능력이 많은 세대를 넘어서 여기까지 왔다. 더 말해 뭐 하겠나. 이 영화가 당신의 <타이타닉>이 되길 바란다.

 

 

 

칼럼소개: 지나가며 잊혀지고 사라지는 여운을 잡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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