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이의 엔터테인먼트 칼럼 8] 바야흐로 예능 황금시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특징과 개선점, 추천 프로그램까지

바야흐로 한국 예능의 전성시대이다. 예전에 일본 예능을 비슷하게 만들거나 응용했던 수준에서 이제는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외국에 판권까지 수출하고 있다. 한국 TV 예능이 K-POP처럼 이제 한류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 TV 예능에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다. 나는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예능에서 다루는 소재에 따라 8종류로 나눠 보았다. 첫 번째로 음악이다. 한국인은 음악을 좋아하고 잘 한다. 음악을 다루는 예능은 엄청나게 다양한데 가요무대, 인기가요, 음악 중심, 뮤직뱅크와 같이 음악을 단순히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복면가왕, 나는 가수다 등이 있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팬텀싱어, 판타스틱 듀오, 불후의 명곡 등 그 수를 셀 수 없이 많다.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되는 판권도 음악 관련이 많다.

 

두 번째로 여행이다. 뭉쳐야 뜬다, 1박2일, 배틀트립, 꽃보다 청춘, 오지의 마법사 등이 있고, 이 외에도 밤도깨비, 정글의 법칙, 꽃보다 할배 등이 있다. 세 번째로 음식이 있다.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냉장고를 부탁해,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이 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특유의 ‘먹방’ 즉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TV로 보는 예능도 있다. 우리는 TV를 통해 남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따라 먹고 싶어지며 같이 공감한다.

 

네 번째로 힐링이 있다. 효리네 민박, 삼시세끼, 윤식당, 섬총사 등이 있다. 주로 풍경을 보여주며 느린 진행이 특징이다. 지친 마음을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을 배경으로 편집한 화면을 보며 큰 주제가 없이도 부담 없이 즐기며 힐링 받는 예능이다. 다섯 번째로 연예인 가족이 나오는 예능이다. 싱글와이프, 너는 내 운명,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있고, 추블리네가 떴다, 살림하는 남자들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과 화제성을 갖고 시작하지만, 요즘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여섯 번째로 외국인이 등장하는 예능이 있다. 비정상회담과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일곱 번째로 경연,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K팝스타, 아이돌 학교 등이 있고,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하며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여덟 번째로 B급 코드가 있고 아는 형님과 신서유기 등이 있다. 주로 콩트와 근본 없는 진행으로 오로지 웃음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한국 예능의 특징을 분석해보겠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판권, 포맷을 외국으로 수출함으로서 K-POP과는 또 다른 장르의 한류를 만들었다. 그로 인한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가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한국어 공부, 한국 여행 붐이 생기기도 한다. 그 예로는 아빠 어디가?, 런닝맨, 12, 서프라이즈, 불후의 명곡, 꽃보다 할배 등이 있습니다

 

반면 정식으로 판권이나 포맷을 사지 않고 그대로 베끼는 것에 대해 큰 대응을 하지 못 하고 있다. 그 상대는 주로 중국인데, 대놓고 베껴도 방송국 측에서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국 TV 예능은 사드보복의 직격타를 맞는 등 대외정세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 한국만의 특징도 있다. 윤식당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판 윤식당에 출연하는 배우는 이런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다며 표절을 부정했고 정유미의 패션까지 따라하는 몰염치한 태도까지 보였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중국에서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한다. 지금 사드로 인해 공공연히 한한령이 내려졌고 우리나라 연예인의 출연이 제한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에서 꽤 큰 방송국에서도 한국 방송을 그래도 베낀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나오고 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또한 요즘 트렌드의 흐름이 공중파에서 종편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고 막강한 자본력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두 개의 장르를 믹스 앤 매치 한 포맷이 많다. 예를 들어 음악과 여행 장르가 합쳐진 비긴어게인이나 음식과 여행이 합쳐진 밤도깨비 등이 그 예이고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다음으로 한국 예능,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알아보겠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도 음악이지만, 가장 식상하고 지겹다는 예능도 음악이 많다. 따라서 새로운 장르와 포맷을 찾을 필요가 있다. 맨날 틀면 나오는 출연자(대표적인 예로 김구라, 서장훈 등)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예능 신인을 발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성공적인 예로는 런닝맨의 송지효가 있다. 송지효는 본디 연기자로 사람들에게는 연기자로만 알려졌었는데, 런닝맨에서 열심히 하고 털털하고 내숭 없는 캐릭터 ‘멍지’로 나오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시청자의 반발이 심한 연예인 가족의 예능 출현을 자제해야 한다. 시청자들은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쉽게 TV에 나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 그들은 이미 쉽게 돈을 버는 금수저처럼 여겨지는데 가족들까지 또 티비에 나오니 사람들이 반감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빚이 많고 형편이 어렵다던 그들의 집이 우리 집보다 멋져 보일 때 사람들은 ‘가장 쓸데없는 것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자조적인 말을 한다.

 

방송국 PD 간의 상도덕이 필요하다. 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끌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나오고, 나는 가수다가 나오자 불후의 명곡이 나오고, 삼시세끼가 나오자 섬총사가 나왔다. 자가복제 수준의 베껴쓰기가 문제다. 남의 아이디어를 쉽게 베껴쓰지 말아야 우리도 중국 등에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전 세계 각지의 시청자가 있는 만큼 편집과 자막, 번역 등에 주의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예능 프로그램 3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로는 요즘 화제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다. MBC의 케이블 방송국인 MBC every1에서 목요일 8시 반에 한다. 최근에 독일 친구들이 판문점, 서대문형무소, 북한산, 경주 등을 다녀온 에피소드가 방송되며 연일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고 있다. 외국인 친구들이 우리나라에 놀러 와서 여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외국인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의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다.

 

두 번째로 tvN에서 하는 “소사이어티게임2”로 금요일 밤 11시 반이라는 늦은 시간에 하긴 하지만 재미있다. 지니어스 게임은 두뇌로 게임을 풀어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소사이어티 게임은 사람들 간의 정치와 인맥, 각자의 주특기 분야 등을 보는 재미가 있다. 높동과 마동이라는 2가지 사회를 보는 방식도 재미있고 마치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아서 몰입하게 된다. 장동민(아직 실제 리더는 아님, 이번 주 리더는 줄리엔 강이었음)과 이천수가 각 동의 리더로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비교해서 보는 맛이 있다.

 

세 번째로 JTBC의 밤도깨비로 일요일 6시 반에 한다. 밤을 새워서 1등으로 음식을 먹거나 놀이기구를 타는 방송인데, 유명한 맛집, 놀 거리도 나오고 멤버들이 과연 1등을 할지 가슴 졸이며 보는 맛이 있다.

 

지금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르네상스 시대인데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고, 판권이나 포맷도 아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지역에도 퍼져나가 제2의 한류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지금 MBC와 KBS 대부분의 예능은 지금 제작 중단에 있는데 빨리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에 관련된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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