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의 의료칼럼 6] 우리 사회 모두가 신경쓰어야 할 문제, 치매

이젠 더 이상 어르신분들만의 문제가 아닌 치매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예전에 치매하면 우리 주변의 가족과 상관이 없는 먼 나라 이야기쯤 생각했었는데, 할머니가 혈관성 뇌출혈로 쓰러지시면서 뇌 손상을 입으셨고 치매 증상을 보인다. 말로만 들었고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치매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지난번 칼럼에서 외할머니를 통해서 알게 된 뇌출혈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칼럼은 지난번 칼럼의 속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은 노인성 질환의 하나인 치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할머니는 쓰러지시기 전 건강하실 때, ‘나는 늙어 절대 치매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항상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며 소원처럼 말씀하셨다. 지금의 할머니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보통 치매를 예부터 ‘노망’이라고 표현했다. 노망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늙어서 망령이 듦. 또는 그 망령’이라고 되어있다. 속된 말로 ‘벽에 똥칠한다’는 노망은 다른 어떠한 질환보다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들마저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인격을 무참히 짓밟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치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막상 겪어보니 절실히 느끼게 된다.

 

중앙치매센터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매 인구는 61만 명으로 제주도 인구보다 많다고 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10명 중 한 명이 치매이고 80세 이상 노인의 3명 중 한 명이 치매라 한다. 2014년 치매 환자 가족이 245만 명이고 양가 부모 4명 중 1명이 치매 가능성이 있으며 15분마다 치매 환자가 1명씩 증가하여 현 상태 지속 시 17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하니 가히 그 증가 속도가 놀라울 따름이다. 평균연령 80세인 고령화 시대에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통계상으로 보더라도 그 확률이 높고 너무나 빈번한 일이 되어버렸다.

 

치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 흔한 일상의 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기억력장애, 적절한 언어 표현을 못 하는 언어장애, 자주 다니는 길이나 장소를 잃어버리는 시공간 능력장애, 계산능력이나 판단력 장애, 성격 또는 감정변화 등 뇌의 다양한 기능이 전반적으로 손상된 상태이다.

 

나는 할머니를 이해하고 치매에 관한 지식을 알기 위해 이번 여름방학에는 은평구 치매 지원센터에서 치매에 대한 이해와 치매 체크 앱 실시방법 및 해석 교육을 받고 ‘치매 파트너’가 되었다. 치매 파트너가 되어 할머니가 입원해 계신 병원이나 요양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치매 체크 앱을 통해 치매검사를 실시하면서 예방과 진단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드리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치매 파트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고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이해해야 한다. 치매는 이해와 배려의 대상이지 더 ‘노망’이란 이름으로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야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면서 보다 나은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치매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일 수 있고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곧 늙는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자신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칼럼 소개 :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의학자를 꿈꾸는 청심국제중학교 2학년 의료 칼럼니스트 신승환입니다. 지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인간의 면역체계와 감염병에 대한 것이고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희귀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및 불치 암 환자를 위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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