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프로듀스 101 시즌 2 101일의 레이스를 마치다.

11인의 데뷔조 선발, 그리고 논란들

3개월 동안에 엄청난 팬덤이 형성되었고 금요일 밤마다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락내리락했던 프로듀스 101시즌 2가 지난 6월 16일 101일간의 레이스를 끝맺었다. 16일 생방송에서는 최종 데뷔 멤버 11인을 선발하는 마지막 무대가 펼쳐졌으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나 했던 프로듀스 101시즌 2는 방송 중간중간 계속 일어났던 논란과 더불어 마지막까지 논란의 연속이었다. 그 논란 중 몇 가지들만 뽑아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피디픽

국민이 직접 프로듀싱하는 아이돌을 타이틀로 계속 내걸었던 프로듀스 101은 방송 내내 ‘피디픽’ 논란이 불거졌다. 피디픽이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뽑는 것을 ‘픽(Pick)’하라고 하는데 피디가 고른 ‘픽(Pick)’이라 하여서 피디픽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왜 국민 프로듀서들은 피디픽에 분개하는가?’ 라고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프로듀스 101은 데뷔를 했던 연습생들도 있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인지도 없는 연습생들이 나와서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SNS도 금지된 연습생들이 자신을 알려서 투표하게 만드는 방법은 오직 본 방송에 많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 방송에 많이 나오는 연습생이 국민 프로듀서의 시선을 끌고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주 나오니 얼굴을 익히고, 이름을 외우고, 관심이 생기고 결국 투표까지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로 네이버 티비케스트에 뜨는 비하인드는 확실히 본방송보다 수요가 적고, 그마저도 인지도가 없으면 히든박스 미션이든, 일대일 직캠이든 찾아보지 않는다. 따라서 방송 분량 자체가 없다면 이 연습생은 자신을 PR할 시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피디픽’은 편파적인 분량과 악마의 편집 의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피디픽이란 말은 분량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갑자기 변경된 생방송 진출 커트라인에서도 피디픽 논란이 불거졌다. 작년 프로듀스 101시즌 1에서 생방송에 갈 수 있었던 인원은 22명이었지만 이번에는 순위 커트라인이 20위로 변경되었다. 변경될 수도 있지 왜 그게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팬들이 가장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데뷔’를 결정짓는 생방송 순위 발표식의 커트라인을 변경한 것에 대해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 프로듀서들은 더욱 분개했다.


당시 인터넷에서는 각종 추측성 글과 스포일러가 난무했는데, 이에 엠넷은 예고 편에 ‘각종 스포 때문에 뚝배기 깨진다’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본방 사수할 것을 어필하였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각종 SNS에서 나돌던 추측 순위 중 한 개의 스포일러가 한 치의 오차 없이 다 들어맞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분명 담당 PD가 21위 22위 연습생인 김용국, 권현빈 연습생을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커트라인을 바꾼 이유를 알려달라라고 요청했지만, 엠넷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엠넷에 이런 태도 때문에 20위권 안에 들어간 연습생들 몇몇은 억울한 피디픽 논란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또 방송에서는 최종 데뷔조 인원이 11명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쳐 다시 한번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제작진 측은 “최종 데뷔조 인원이 11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지만, 이런 언급 자체를 시도했다는 것이 가뜩이나 제작진을 불신해오던 국민 프로듀서들의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2. 생방송 순위 변동 

16일 진행된 마지막 생방송의 순위 발표식은 과연 충격의 연속이었다. 첫 번째 중간 점검 화면에 떴던 이대휘, 윤지성, 정세운, 배진영 연습생 중 이대휘 연습생은 3위를, 윤지성 연습생은 8위를 배진영 연습생은 10위를 거머쥐고 워너원의 정식 멤버가 되었다. 방출 후보의 이름을 올리던 멤버들의 기적적인 데뷔에 국민 프로듀서들은 감격과 충격을 금치 못하였다.

하지만 가장 충격으로 다가온 건 플레디스 김종현 연습생의 14위였다. 방송이 시작하고 단 두 번 15위, 13위를 제외하면 11인 데뷔조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며, 두 번째 순위 발표식에서 1위를 하였던 김종현 연습생은 진행된 평가 전부 리더를 해온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남자 아이오아이의 리더다”, “리더 김종현 아니면 누가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뢰감을 주는 멤버였다. 당연히 11인 데뷔 예상 멤버로 언급되던 연습생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생방송에서 14위를 기록하며 팬들을 눈물바다와 충격으로 빠지게 했다.


3. 과도한 시간끌기, 마지막 순위 발표식 

최종회 생방송은 제작진들의 과도한 시간 끌기로 많은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밤 11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2시 30분까지, 총 3시간 3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생방송은 체력만 소진하는 시간 끌기로 방송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시간을 끌며 진행한 순위 발표식은 유튜브의 한 네티즌이 업로드한 딜레이 없는 순위 발표식 영상을 보면 7분 21초 가랑 밖에 되지 않는다.

출연자들도 지치는 모습을 보인 마지막 순위 발표식에서 제작진들은 긴장감을 원했겠지만, 도를 넘은 시간 끌기의 연속으로 오히려 긴장감은 없어지고 원성만 들었다고 보인다.


4. 마지막까지 잔인한 3개월 광고 모델 활동 금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은 많은 프로듀스 101 탈락 연습생 팬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팬들은 직접 광고를 패러디하여 올리기도 하고 시즌 1의 IBI처럼 유닛그룹인 JBJ를 꾸려서 홍보하기도 한다. 팬들이 이토록 홍보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한 광고업계의 관계자가 언급했듯이 워너원을 제외한 모든 연습생이 CJ E&M이 걸어놓은 3개월 모델 활동 금지 조항에 묶여 광고 계약이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처음 공개된 ‘나야 나’ 영상에서 101명의 연습생이 모두 신고 있던 케이스위스 운동화가 프로그램과 협찬 계약으로 인해 프로듀스 101 출연 연습생들은 3개월 동안 다른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모델은 할 수가 없다.

연습생을 향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이 시점에 광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소속사와 팬들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팬들 이외에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광고를 3개월 동안 못하게 막은 것은 CJ E&M의 놀부 심보가 아닐 수가 없다고 생각된다.

벌써 시즌 3을 방영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과연 며칠 전 종영한 프로듀스101 시즌 2는 100% 국민의 선택으로 국가대표 아이돌이 탄생한 것이 맞는지, 시즌3은 이런 논란들을 껴안고서도 과연 잘 될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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