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플라톤의 ‘국가론’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요즘 윤리와 사상이라는 과목을 공부하며 플라톤의 사상에 대해 공부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인용되는 주장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와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잇는 서양 철학의 뿌리이며 ‘국가론’은 그의 대표작입니다. 국가와 정의가 무엇인지, 지도자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이상 국가를 실현하려 노력하는 철인정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7일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들고나와 “광장에 모이는 수많은 군중과 시민은 동굴 벽면에 비치는 자신의 그림자와 목소리를 세상의 모든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죄수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8 대 0,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국가론’을 인용했습니다. 그는 ‘통치하는 것이 쟁취의 대상이 되면 이는 동족 간의 내란으로 비화해 당사자들은 물론 다른 시민들마저 파멸시킨다’는 구절을 언급하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촛불 광장에서의 시민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는 외침이 있었습니다.


2016년 한국의 탄핵정국에서 플라톤의 ‘국가론’은 서로 다른 맥락에서 세 갈래로 인용되고 있음을 바라보며 2400년 전 사람인 플라톤의 주장을 맥락을 무시하고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단편적인 인용은 오독과 오해의 위험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각기 자기 뜻에서 특정인을 합리화하고 방어하기 위해 플라톤을 끌어들였는지, 공동체의 이익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로 쓰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탄핵정국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바라보며 플라톤이 주장한 좋은 공동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현실에서 이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금의 시대와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모든 구성원이 더 나은 삶을 살게끔 조직되고 운영되는 좋은 공동체, 조화롭고 정의로운 국가를 현실에서 이뤄내기 위해 항시 깨어있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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